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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브라질 ‘에탄올’로 차베스 견제? [한겨레 2007-03-06 05:14:16] [한겨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새로운 밀월관계를 형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 사람은 이번 달에 각각 상대국을 오가며 연쇄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8일부터 6박7일간의 5개국 중남미 순방에서 나서는 부시 대통령은 제일 먼저 브라질로 가 룰라 대통령과 회담한다. 이어 31일 룰라 대통령이 미국을 찾아 부시 대통령과 다시 만난다. 특히 룰라 대통령은 이번에 미국의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받았다. 중남미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된 것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인 1991년 카를로스 살리나스 멕시코 대통령 이후 16년 만이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어 “부시 대통령이 미국과 브라질의 관계가 깊어지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미국 주재 브라질 대사는 “양국은 이번 연쇄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략적 협력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브라질 접근은 다목적 포석이다. 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의 대통령인 온건 좌파 룰라는 반미 좌파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견제하는 선봉장으로 활용 가능하다. 룰라와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이 지역에서 차베스의 영향력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미국은 기대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또 브라질과 공조해 에탄올 국제시장을 구축함으로써 석유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에 룰라 대통령을 만나 중남미 각국에 사탕수수를 이용한 에탄올 생산과 사용 촉진을 요청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미국과 브라질이 중남미 국가들로 하여금 사탕수수로 에탄올을 생산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이들 나라의 석유 수입 비용을 줄이고 복지 예산을 늘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이번 합의로 중남미 국가들에 에탄올 생산 설비 수출을 기대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나아가 세계 에탄올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두 나라는 이번에 에탄올을 석유처럼 국제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 규격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두 나라 내부의 복잡한 이해관계 탓에 관세 삭감 등 구체적인 에탄올 협력이 쉽지 않을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실용주의적 성향의 룰라 대통령이 미국과의 정치적 유대 강화를 꺼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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