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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 선 한·미 FTA]멕시코의 경우는 [경향신문 2007-03-06 18:30:40] 멕시코는 지난 94년 세계화의 조류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미국 등과 북미자유무역협정(NFTA)에 동참했으나 이 ‘개방의 실험’은 난관에 봉착했다. 이 기간 동안 수치상으로 경제가 성장했지만, 실업률이 증가하고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가 고착화되면서 멕시코 정부 스스로 ‘FTA 모라토리움(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한·미 FTA 반대진영에서는 "멕시코에서 FTA 실험은 실패했다"며 우리 정부가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FTA 반대 진영은 "멕시코가 NFTA에 동참한 뒤 수출이 증가하고, 미국과의 교역규모가 증가했지만 이같은 성장은 미국 대기업의 생산기지로 전락한 착시현상"이라며 "성장의 배후에는 농업 붕괴와 비정규직 증가, 실업률 고착화와 같은 더 큰 문제를 남겼다"고 말했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멕시코의 수출과 외국인 투자가 그동안 각각 400% 이상씩 늘어났지만 90~95%가 미국에 가공 수출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수출급증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은 미미하고 미국 경제와 동조화로 위험이 커졌다. NAFTA 체결 전 1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2.5%에서 체결 후 10년간은 2.7%로, 총 0.2% 증가에 그쳤다는 것이다. 특히 FTA의 과실이 일부에만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경제 전문가인 이화여대 이성형 교수는 “멕시코의 기업인·학자·언론들은 NAFTA가 모든 분야 양극화를 고착시켰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수출기업의 2%인 700개 대기업이 대미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기업간 양극화가 일례다. 농업 수출도 미국 접경지에서 토마토·아보카도 등 플랜테이션이 늘어났을 뿐이다. 주곡인 옥수수 농업 등이 무너져 농촌출신 실업자가 멕시코시티 등에 광범위하게 유입되고 있다. FTA 반대 진영은 “이것이 농업이나 서비스 산업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전자산업 등 다른 쪽에 쉽게 취직할 수 없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지역적으로도 국내 생산의 절반을 넘는 미국 접경지인 마킬라도라 위주로 번영하는 실정이다. 정전비서관은 “최근 중국산 섬유·의류가 밀려들자 마킬라도라도 위험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NAFTA 후 9년 동안 800만개 새 일자리가 만들어졌지만, 비정규직이 대폭 증가해 양극화가 심해졌다. 실질임금은 아직 94·95년 외환위기 전인 93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세계적으로 12개 FTA를 맺은 멕시코는 2003년 더 이상 FTA를 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FTA 모라토리움’을 선언했다. 정전비서관은 “특히 EU, 중국 등과도 함께 FTA를 추진하면 멕시코 같은 동시다발적인 산업구조조정을 불러와 심각한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병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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