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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부시 뒤좇으며 '반미 집회' [중앙일보 2007-03-12 07:50] [중앙일보 유철종 기자] 중남미 5개국을 순방 중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그의 숙적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차베스가 부시의 순방에 맞춰 주변 국가들을 돌며 반미 시위를 여는 등 '맞불'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8~14일 브라질.우루과이.콜롬비아.과테말라.멕시코 등을 순방하고 있다. 대부분 친미 성향 국가다. 이라크를 중심으로 한 중동 정책에 매달려 한동안 소홀히 했던 중남미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 지역에 번져가고 있는 반미 정서를 차단하기 위한 방문이다. 특히 막대한 석유 자원을 무기로 반미.좌파 동맹을 확산하고 있는 차베스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그러나 부시의 순방은 차베스의 방해로 얼룩지고 있다. ◆따라다니며 방해하는 차베스=부시는 8~9일 브라질에 이어 10일 우루과이를 방문해 "(중남미의 가난한) 생활상에 대해 걱정하고 있으며, 투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남미 볼리비아로 날아간 차베스는 대규모 반미 집회를 열고 "부시 대통령이 빈곤과 중남미 국가를 걱정한다고 말한다면 '위선자'라고 불러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차베스는 이에 앞서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반미 시위를 주도하며 부시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애써 무시하는 부시=차베스의 방해와 과격 시위에 심기가 불편해진 부시는 그러나 애써 태연한 모습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그러면서 양국 간 무역 및 협력 관계 논의에만 집중했다. 그는 "중남미 국가들과의 관계를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고자 순방을 결정했다"며 "우리의 외교 정책은 고요하지만 영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브라질 방문에서는 이라크전을 규탄하는 반미 시위대가 자신의 인형을 태우며 시위를 벌이는 데도 개의치 않는 듯 환영식장에서 윗도리를 벗고 춤까지 췄다. 이라크전과 무역.이민 정책으로 중남미 국가의 비난을 받아 온 부시는 이번 순방을 통해 중남미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부드러운 태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유철종 기자 cjyo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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