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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美 에너지패권, 합종이냐 연횡이냐 [한국일보 2007-03-26 18:57] 석유로 뭉친 '중국-베네수엘라' VS 에탄올로 뭉친 '브라질-미국' 차베스 “2012년까지 中수출량 하루 100만배럴로” 룰라-부시 정상회담 22일만에 ‘에탄올 개발’ 재회동 남미 에너지 패권을 둘러싸고 신구 대결을 벌이고 있는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이 에너지 정책을 둘러싸고 치열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중국과 석유를 통한 기존 에너지 협력으로, 브라질은 미국과 에탄올을 중심으로 한 대체에너지 개발에 적극 협력하며 ‘짝짓기’에 나서고 있다. 26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과의 에너지 협력 강화를 재차 천명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수도 카라카스에서 중국천연가스집단공사(CNPC) 장제민 회장을 접견한 뒤 “현재 하루 15만배럴 수준의 대 중국 원유 수출량을 2012년까지 하루 100만배럴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리노코강 원유 개발 사업에 CNPC의 참여를 요청하면서 “미국은 지는 권력, 중국은 뜨는 권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을 방문해 밀월관계를 과시한 바 있는 차베스 대통령이 친중 노선을 확실히 한 것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앞서 25일 리창춘(李長春)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을 접견하고 양국 경제협력 협약에 서명했다. 이 같은 차베스 대통령의 행보는 대미 석유 수출 비중을 낮추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엑손 모빌, 코노코필립스, 셰브론 등과 같은 미국의 주요 석유 회사들은 베네수엘라 석유 사업에서 점점 밀려나게 됐다. 이에 맞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31일 워싱턴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에탄올 개발 문제를 놓고 정상회담을 갖는다. 부시 대통령이 9일 브라질을 방문한 지 22일만에 다시 만나는 것이다. AP통신 등 미 언론들은 미국과 브라질이 역사상 최고의 밀월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차관은 워싱턴 소재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양국의 대체 에너지 협력은 전세계에 혁명적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번스 차관은 “미_브라질 양국이 에탄올 대량생산과 세계제품화를 주도함으로써 국제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며 “양국의 대체에너지 계획이 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에너지 위기 해소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전세계적인 에너지 혁명”이라고 말했다. 미_브라질 주도의 에탄올 대량 생산계획에는 현재 페루,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아이티 등이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나타냈다. 쿠바와 볼리비아, 파라과이, 에콰도르 등도 별도 경로를 통해 브라질과 에탄올 대량 생산을 위한 협력ㆍ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연간 에탄올 생산량(지난해 말 기준)은 미국이 185억ℓ, 브라질이 178억ℓ로, 세계 에탄올 생산량에서 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70%에 달한다. 한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요청할 예정이어서 에너지를 둘러싼 각국의 합종연횡 바람이 계속 불 것으로 보인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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