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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권좌 복귀’초읽기 [경향신문 2007-04-22 20:36] 쿠바의 최고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의 권좌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20일 쿠바를 방문한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우관정 서기를 면담했다. 지난해 7월 장출혈 수술로 투병해온 지 9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는 카스트로와 우 서기가 한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으며 ‘성과있는(fruitful)’ 회동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란마는 카스트로가 우 서기와 서서 악수하는 모습, 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메모하는 장면 등이 촬영된 여러 장의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가슴 부분이 빨간색으로 처리된 갈색 운동복 차림의 카스트로는 병상에 있을 때보다 조금 살이 찐 모습이었다. 나흘간의 일정으로 쿠바를 찾은 우 서기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와 중국은 양국 공산당간의 협력은 물론이고 중국이 쿠바의 교역 상대국 중 규모상 두번째를 차지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중국 공산당 간부와의 만남을 계기로 카스트로의 정치 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간간이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여가를 보내는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기는 했지만, 카스트로가 공식 일정을 소화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카스트로가 최근 그란마 신문에 연달아 발표한 세 개의 칼럼은 정계 복귀의 ‘예고편’ 격으로 해석되고 있다. 국정운영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과거 행보대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날카롭게 비판, 반미 ‘전사’로 건재함을 과시하면서다. 카스트로는 지난달 29일과 지난 4일 칼럼에서 미국의 바이오 연료 정책과 관련, 전세계 30억 인구를 기아와 죽음으로 몰아넣을 “악랄한 아이디어”라고 미국을 강력히 비난했다. 또 곡물에서 에탄올이 대량생산되는 것은 개발도상국의 식량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미국과 에탄올 생산 협력을 체결한 브라질을 향해서도 우회적으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11일에도 미국에 대해 독설을 가했다. 1976년 쿠바 여객기 폭파 사건의 용의자로 쿠바 정부가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있는 루이스 포사다 카릴레스를 미국 법원이 얼마전 석방한 것을 두고 “미국의 대테러정책의 이중성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쿠바 체제에 반대하는 반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범죄행위를 눈감아줬다는 것이다. 현재 카스트로의 건강 상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쿠바 정부는 카스트로가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지난해 7월 수술을 받은 이래 미국 등지의 주요 소식통들로부터 카스트로의 위독설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수술 후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일시적으로 권력을 위양하면서 ‘포스트 카스트로’ 체제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영국 BBC는 만약 카스트로가 정식으로 복귀를 선언한다면 아마도 5월1일 노동절 기념행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사회주의 혁명으로 최고 권좌에 오른 이후 카스트로는 매년 쿠바의 수도 아바나 혁명광장에서 노동절 축사를 해왔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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