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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발 에너지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칠레가 볼리비아와 천연가스 공급 협상을 시작했다고 브라질 언론이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르셀로 토크만 칠레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라파스를 방문, 볼리비아산 천연가스 직수입을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 칠레는 지금까지 아르헨티나를 거쳐 볼리비아산 천연가스를 간접 수입해 왔으나 최근 아르헨티나의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면서 천연가스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칠레는 지난 5월 말 아르헨티나가 하루동안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바람에 한 차례 큰 혼란을 겪은데 이어 지난 11일부터는 아르헨티나의 천연가스 공급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에너지 부족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수도 산티아고에는 하루평균 소비량인 120만㎥에 크게 못미치는 50만㎥ 정도 만이 반입되고 있다. 볼리비아 정부는 칠레의 천연가스 직수입 요청을 받아들이는 대가로 태평양 연안의 칠레 항구 이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볼리비아는 1879∼83년 칠레와의 전쟁에서 패한 뒤 영토의 60%를 잃고 태평양을 향한 해상 출구가 막혀 내륙국으로 전락했다. 이후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온 양국은 몇 차례 분쟁을 거치면서 1962년 외교관계를 단절했으며, 1975년 복교했다가 1978년 볼리비아의 해양접근조약 협상이 실패한 후 재차 외교관계를 끊었다. 볼리비아 정부는 이와 함께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대가로 자국 내 에너지 산업에 대한 칠레의 투자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칠레-볼리비아 협상은 천연가스 공급을 계기로 지난 30년간 단절됐던 양국 외교관계의 회복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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