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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좌파 정부들이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자원을 통해 결속을 다지면서 경제통합을 서두르고 있다. 베네수엘라를 축으로 볼리비아-아르헨티나-니카라과-에콰도르-쿠바 등이 각종 산업기술을 공유하고 금융자본간 협력을 통해 지역통합을 가시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나라들은 생산규모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모두가 산유국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중남미 에너지 자원 카르텔을 주도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볼리비아 에너지 개발을 위해 자본과 기술을 아낌없이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한편으로는 쿠바의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에도 발 벗고 나섰다. 베네수엘라와 마찬가지로 쿠바 역시 태고적부터 토착 원주민들에 의해 석유가 발견됐다. 그 후 미국을 비롯한 영국, 스패인, 프랑스, 네덜란드 등이 쿠바의 석유개발에 참여해 한때 쿠바 역시 중동 못지않은 석유개발 붐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1959년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 혁명에 성공한 후 쿠바의 모든 석유산업을 국유화하면서 개발이 중단됐다. 카스트로 집권 이후 소련이 쿠바의 석유 개발에 뛰어들지만 소련 자신이 극심한 경제 불황으로 접어들면서 지원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일부에서는 만일 카스트로가 군부독재자 바띠스따를 몰아내는 혁명에 실패를 했다면 쿠바는 이미 멕시코나 베네수엘라 수준의 산유국이 됐을지도 모른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카스트로가 정권을 잡으며 시작된 서방 국가들의 경제 봉쇄로 인해 경제불안이 가중되어 석유 개발은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해외투자가 막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석유개발 사업에는 미처 손댈 여유조차 없었던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다소 역설적이지만, 결과적으로 쿠바에 내려진 오랜 경제 봉쇄는 서방의 다국적기업들로부터 에너지 자원이 무차별하게 착취되는 것을 막아 늦었지만 차세대 쿠바 국민들이 그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미국의 오랜 경제봉쇄로 해외투자를 유치할 수 없었던 쿠바 정부는 최근까지 에너지 개발에 대한 투자 없이 일일 6만 배럴 정도의 소량 원유 생산에 만족해야만 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쿠바의 석유 탐사와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차베스는 지난해 8월 13일 병상에 누어있는 카스트로를 문병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쿠바의 석유탐사와 개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의지를 내비쳤고 카스트로와 의견 조율을 마치기도 했다. 차베스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쿠바에 투입된 베네수엘라국영석유회사(PDVSA)의 기술과 자본으로 쿠바의 석유생산이 급피치를 올리게 된 것이다. 쿠바 정부 발표에 따르면 금년 말부터는 일일 6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뽑아 올리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차베스의 주선으로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에너지 합작회사인 'Repsol YPF', 베네수엘라국영석유(PDVSA), 쿠바국영석유(CUPET)가 공동으로 쿠바 전역과 걸프만 주변 에너지 개발에 착수했다. 또한 쿠바 투자에 대한 베네수엘라국영석유회사의 '제3자 보증'으로 중국과 캐나다, 말레이시아, 심지어는 베트남까지 쿠바의 석유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걸프만 주변에 있는 '검은 황금' 찾기는 물론 정유공장 신설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쿠바 전역에 석유 자원 개발 붐이 본격적으로 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쿠바 주변에 매장된 에너지 자원 규모는 얼마나 될까? 쿠바 정부는 최근 "지금까지 전문가들이 확인한 원유 매장 추정량은 46억 배럴에 이르며 천연가스는 9조 8000억 입방 미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확인된 추정 매장량만 따져 볼 때 그렇다는 얘기다. 쿠바 정부는 멕시코와 베네수엘라, 쿠바는 위치와 지형이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예로 들면서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자원 매장량도 서로 비슷한 수준이 아니겠느냐 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의술과 교육 강국인 쿠바가 에너지 강국으로 거듭날지 관심이 가고 있다. 김영길/프레시안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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