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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정부가 중남미 지역의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주장하는 '21세기형 신사회주의 헌법' 개정안이 연일 현지 주류언론들의 집중타를 맞고 있다. 보수적인 언론들은 "차베스는 이번 개헌을 통해 종신대통령을 꿈꾸고 있다"며 "독재정권 탄생을 막기 위해 개헌 반대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자 차베스 정부는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투표일 2주일 정도를 남겨놓은 현시점에서 언론들이 이같은 여론 조성에 포커스를 맞추는데 대해 편파·왜곡보도라며 정면대응을 선언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개헌 정국을 승리로 이끌어 차베스가 꿈꾸는 '볼리바리안 혁명'이 국민적인 지지 속에 완성되기를 바라고 있는 반면 야권과 보수언론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차베스의 연임과 헌법 개정을 막아보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형국이다. 반(反)차베스계 보수언론들이 개헌정국에 필요이상으로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은 앞으로 2주일 후 헌법개정이 국민적인 지지를 받아 찬성으로 결과가 나오면 자칫 자신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 이번 국민투표가 부결된다면 사실상 차베스 집권은 그 존재의 의미를 잃게 되고 그가 추진 중인 볼리바리안 혁명 프로젝트도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개헌 정국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호르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최근 "개헌 정국 최대의 적은 거짓 왜곡보도를 일삼는 일부 언론들"이라면서 "이들 보수 주류언론들은 국민들에게 개헌내용을 사실 그대로 알리는 것보다는 일부 내용을 선별적으로 선택해 부정적인 면만 지나치게 부각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언론을 통한 개헌내용 홍보가 부실함을 떠나 내용 자체가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고 거듭 주장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정부는 지난주부터 수백만 부의 개헌 내용에 관한 책자를 인쇄하여 대국민 직접홍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차베스 정부는 주류언론들의 보도에 대한 반박자료를 통해 "이번 개헌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진정한 국가의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를 완성시키는 의미 있는 투표"라고 설득에 나섰다. 차베스 정부가 편파·왜곡보도라고 주장하는 내용과 그 반박은 아래와 같이 요약된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21세기형 신사회주의 개헌을 놓고 보수언론들과 일부 외신들은 '이번 개헌을 통해 차베스는 종신대통령을 꿈꾸고 있다. 장기독재자가 되기 위한 수순이다'라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영국과 호주, 프랑스 등 170여개국은 이미 대통령(총리) 연임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일부 언론들은 유독 베네수엘라만 대통령 연임을 허용하는 것 같은 인상을 강하게 풍기는 보도를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는데 이는 편파보도가 아닌가. 야권과 보수언론들이 만일 차베스의 장기집권을 막으려면 연임제한 폐지를 탓하지 말고 차베스를 능가하는 범국민적인 후보자를 내세워 표로 심판을 받도록 하라. 대선이든 개헌 국민투표든 이를 장려하는 게 진정한 민주언론의 본분임을 명심하라. 연임제한은 없어지지만 대선투표는 계속될 것이라는 말이다. 또한 이번 개헌의 주목적은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국민들의 주권을 되돌려주는데 있다. 대다수 보수언론들은 이번 개헌이 언론자유를 말살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시 같은 국가비상시에는 미국마저도 언론보도를 제한하고 있다. 언론들이 국민들이 선택한 정부를 뒤엎는 쿠데타에 직접 가담해도 그냥 내버려두는 게 언론자유라는 말이냐. '이번 개헌이 통과되면 사회주의자가 아닌 국민들은 모두 추방될 것'이라는 루머성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반박할 일고의 가치도 없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이번 개헌이야말로 국민 모두가 실질적인 국가의 주인임을 보장해주고 국민이 권력 위에 있음을 명문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의 실질적인 주인들인 국민 모두의 거주자유와 사유재산권은 확실하게 보장될 것이다. 개헌 내용을 부분적으로 발췌해 전체의 내용을 왜곡시키는 보도행태를 중지하라." 한국 주류언론들의 편파·왜곡보도가 일부 인터넷 매체들과 누리꾼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을 보면, 보수 혹은 주류를 표방한 언론들의 보도를 얼마나 신뢰해야 할지 헷갈리는 건 한국이나 베네수엘라나 매일반인 모양이다. 김영길/프레시안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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