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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시대 新무역전쟁 프런티어들] ②노키아에 부품 공급 '삼광공업' 대만 경쟁사들 피해 북미FTA 거점 직접 공략 인건비 한국의 3분의 1, 임대료 7000분의 1 원가•물류비 크게 줄어 해마다 매출 급신장 2008.01.14 22:56 작년 12월 말 멕시코 북동부 국경도시 레이노사(Reynosa)의 플로리다 공단에 위치한 삼광공업 현지법인. 세찬 모래바람 사이로 500여m쯤 앞에 전 세계 1위의 휴대전화업체 노키아 멕시코 지사 간판이 보인다. 삼광이 키패드 등 휴대전화 부품을 납품하는 거래처다. 회사 앞에 노키아 물류창고인 아이허브(I-Hub)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2005년 11월 노키아를 따라 중남미 FTA(자유무역협정) 허브인 멕시코에 진출한 삼광공업은 이곳에서 희망을 봤다. "대만 업체들 때문이었죠. 그들은 싼 인건비를 내세워 우리를 거세게 몰아붙였어요. 그들을 피해 이곳(멕시코)으로 왔는데 결과는 대박 느낌입니다."(삼광공업 박성준 경영전략팀장) 박성준 팀장은 "본사의 정체된 수출활로를 뚫어 준 일등공신이 바로 이곳"이라면서 "삼광 멕시코의 수출 비중은 삼광공업 총 수출실적(1억5300만달러)의 16%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 가동 초기만 해도 수출 비중은 7%에 불과했었다. 올해에는 수출 비중을 23%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삼광은 원래 멕시코 대신 우크라이나와 베트남, 인도 중 한 곳을 저울질했다. 하지만 FTA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고, 결국 멕시코를 선택했다. 미주지역 수출을 확대하려는 기업들이 멕시코에 봇물 터지듯 늘어났고, 삼광의 예상도 적중했다. 비록 완성품을 수출하지는 않지만, 노키아 같은 멕시코 진출기업을 상대로 거래를 확대하는 등 FTA를 간접 활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원가관리팀 강동훈씨는 "원재료로 쓰는 플라스틱의 일반 관세율이 6~12%이지만 이곳은 0%"라며 "페인트나 레진(플라스틱 사출 원재료), 잉크 등도 어디에서 구입하든 18개월 내에 사용하면 모두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삼광은 자유무역지대에 위치한 세계적인 휴대전화 제조업체이자 거래처인 노키아 옆에 둥지를 틀었다. 거래업체와의 접근성을 높이고 수송비를 최소화하려는 시도였다. 제품개발 담당 이종규 팀장은 "노키아가 제품개발 과정에 수시로 참여하기를 원한다"며 "본사와 달리 제품을 납품할 때 선박 운송비도 들지 않아 물류비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이 줄어들어 당연히 가격경쟁력도 높아졌다. 삼광은 싼 땅값을 활용해 넓은 생산공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한국 본사 공장이 있는 창원은 1㎡당 월 임대료가 120만원(평당 400만원). 반면 이곳은 1㎡당 170원(1만3006㎡에 월 7만 달러 지급)으로 7000분의 1 수준이다. 이남현 기술개발팀장은 "한국에선 면적이 크지 않아 여러 공정으로 나눠 생산해야 하는데 물류비 부담도 크고 인력 통제도 힘들다"면서 "여기서는 모든 공정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어 거래처가 원하는 때에 쉽게 납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건비도 한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삼광공업 멕시코는 6개월 전 같은 공단 내 세계적인 전동공구업체 '블랙&데커'와 새로 거래를 텄다. 2000년에 레이노사에 공장을 세운 이 회사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노키아처럼 싼 임대료에 저렴한 인건비와 물류비•무관세 혜택 등을 노리고 멕시코에 왔다. 로살린다 텔레즈(Tellez) 플라스틱부문 팀장은 "관세 부담이 없는 이곳에서 물건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왔다"며 "삼광에서 플라스틱 공구부품을 납품받고 있는데 품질이 너무 좋아 거래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삼광 멕시코는 같은 노키아 부품업체인 일본의 신에츠(ShinEtsu)까지도 거래처로 만들었다. 삼광은 신에츠로부터 실리콘패드를 제공받아 휴대전화 키보드를 만들어 신에츠에 납품한다. 1996년 이곳에 진출한 신에츠 역시 일본과 멕시코 간의 FTA 덕분으로 일본에서 멕시코로 들여오는 부품에 대해 관세 혜택을 받고 있었다. 아키라 이와추키(Iwatsuki) 생산담당 이사는 "나프타(NAFTA)와 일본•멕시코 FTA 덕분에 우리 회사도 지난 10년간 10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삼광 멕시코는 최근 레이노사 북쪽의 미국 국경도시 맥알렌(Mcallen)에 사무실을 내고, 새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김동언 삼광공업 대표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멕시코 매출을 늘리고 인도 등에 해외 공장을 더 세울 계획"이라며 "로컬 업체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FTA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레이노사(멕시코)=김영진 기자 helloj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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