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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마켓의 어메이징 기업]<4>브라질 최대은행 '브라데스코' 포천 500대 기업에 브라질 기업은 5개가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3개가 은행이다. 이머징마켓 중 포천 500대 기업에 은행을 이처럼 많이 포함시킨 국가는 중국(4개)에 이어 브라질이 두번째다. 포천 5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의 숫자가 중국이 24개로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브라질 은행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포천 500대 기업에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14개 기업이 포함된 우리나라도 은행은 국민은행 하나만이 들었다. 브라질은 포천 500대 기업에 방코 브라데스코, 이타우 은행, 방코 도 브라질 등 3개 은행이 포함됐는데 이들 3개 은행 모두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포천 500대 기업에 포함된 국민은행보다 영업수익이 더 많다. 브라질 은행의 이 같은 경쟁력은 무엇보다도 브라질 은행산업의 독특성에 기인한다. 브라질은 예대마진이 30%포인트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데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각종 수수료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예를 들어 통장을 만들면 10일에 한번씩 계좌 관리비를 따로 받는 식이다. 이런 이유로 브라질 은행들은 "땅 짚고 헤엄치기"식 쉬운 영업을 한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황금어장' 같은 브라질 은행산업을 차지하기 위해 외국은행들의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브라질 은행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점유율은 1994년 7.2%에서 최근엔 30% 가까이로 확대됐다. 그러나 여전히 브라질 은행산업은 브라질 은행들의 아성이다. 자산순으로 브라질 10대 은행에 포함되는 외국은행은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4위), 영국의 HSBC(7위), 미국의 씨티은행(10위) 등 3개밖에 없다. 멕시코의 은행산업이 외국 자본에 점령된데 반해 브라질은 토종은행이 여전히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루시아 포르토 브라데스코 홍보 담당자는 "브라질 은행들은 1990년대 초반까지 브라질을 강타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이겨내고 살아 남은 강자들"이라며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IT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체력을 강화시킨 결과"라고 말했다. 밀톤 바그라스 브라데스코 부행장은 브라질 은행의 경쟁력을 브라질의 복잡한 세법과 소송제도에서 찾았다. 그는 "브라질은 은행법과 노동법 등 법규가 자주 바뀌고 소송제도가 까다로워 외국은행들이 적응하기 쉽지 않다"며 "이런 복잡한 법률체계와 높은 세제가 브라질 은행에 큰 부담이 되지만 한편으론 외국은행의 확장을 막는 보호막도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그라스 부행장은 아울러 "브라질 국민들은 아무래도 토종은행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며 "브라질 현지 은행들도 새로운 금융상품과 IT기술을 빨리 도입해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브라질 은행들은 인터넷뱅킹 등 IT 시스템 도입에서 중남미 최고 수준이다. 브라질 현지 은행에 대한 브라질 국민들의 신뢰도는 브랜드 가치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브랜드 컨설팅회사인 브랜드어널리틱스에 따르면 브라데스코, 이타우, 방코 도 브라질 등 브라질 3대 은행이 브라질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브랜드 1, 2, 3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한 때 브라질 석유시장을 독점했던 페트로브라스보다도, 브라질의 대표적인 맥주인 스콜보다도 인지도가 높다. 특히 브라질 양대 민간은행인 브라데스코와 이타우는 매출액뿐만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브라질내 1, 2위를 다투는 경쟁관계다. 프란스 L. 하이머 상파울루 산업연맹 대외관계 이사는 "브라데스코와 이타우 모두 순수한 브라질 은행"이라며 "1960년대, 70년대만 해도 작은 은행이었다는 점도 같다"고 말했다. 그는 브라데스코와 이타우의 경쟁력에 대해 "직원들이 매우 성실하고 근면하고 똑똑하다"며 "좋은 인력들이 좋은 은행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오사스코(브라질)=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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