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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아르헨, 전력공급 위기설 고심 2008.01.17 10:21:16 남미 양대국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전력 공급 부족에 따른 위기설로 고심하고 있다.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를 비롯한 브라질 주요 언론은 연일 "2008~2009년 심각한 전력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에너지 전문가들의 주장을 전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에서는 전력 부족 사태가 갈수록 심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2001년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경험한 바 있는 브라질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까지 나서서 "전력을 포함한 에너지 위기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빠르면 2008~2009년, 늦어도 2010~2012년 전력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브라질은 자국 내 소비 전력의 70.83%를 수력발전소에 의존하고 있다. 나머지 전력은 천연가스(10.45%), 석유(4.04%), 바이오매스(3.76%), 원자력(1.85%), 석탄(1.3%), 풍력(0.23%) 등을 통해 얻어지며 7.53%는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강우량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전력난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 브라질은 현재 70여년만의 최대 가뭄을 겪고 있다. 여름철 우기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지 않아 수력발전소 댐 수위가 크게 낮아진 상태다. 지역별 강우량은 남동부 및 중서부 지역이 53%, 북동부 지역은 50%, 북부 지역은 64% 정도 줄어들었다. 브라질 정부는 화력발전소를 최대한 가동하고 있지만 화력발전소를 가동하는데 필요한 천연가스 부족으로 실제 전력 생산량은 전체 능력인 1만2천㎿의 절반도 안되는 4천500㎿ 에 머물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4월까지 계속되는 우기 중 1개월 정도만 비가 충분히 내려주면 전력 부족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전력 수급 체계가 구조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현재와 같은 상황이 해마다 반복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아르헨티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계속된 무더위로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중심으로 한 대도시 지역에서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전력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수백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일시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잇단 정전 사고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의 전력 수급 체계는 수력발전 36.6%, 열병합 56.6%, 원자력 6.2%, 브라질로부터의 수입분 0.6%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뭄이 계속되거나 천연가스 공급이 부족해지면 이중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작년 말 '서머타임' 부활을 선언하고 지난 2004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에너지 분야 투자 확대와 석유 및 천연가스,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어느 정도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르헨티나는 겨울철인 작년 5월 말부터 8월 중순 사이 강추위에 따른 전력 소비량 급증과 볼리비아산 천연가스 공급 축소 등으로 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를 겪었다. 이 기간 400여개 생산시설이 1주일 이상 조업 중단에 들어갔으며 5천여개 공장이 생산에 크고작은 차질을 빚으면서 전체 산업 생산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전력난은 지난 2003년부터 기록하고 있는 국내총생산(GDP) 연평균 성장률 8~9%대 유지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볼리비아의 천연가스 생산량 및 수출량 감소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에너지 위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2006년 5월 에너지 산업 국유화를 선언한 이후 다국적 기업의 투자가 대부분 중단되면서 천연가스 생산량이 줄어들었으며, 이로 인해 볼리비아산 천연가스의 대(對)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 수출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볼리비아 정부는 최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대한 천연가스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해 수출량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볼리비아의 하루 평균 천연가스 생산량은 4천200만㎥ 정도다. 볼리비아는 이 가운데 600만㎥를 내수시장에 공급하고 브라질에 2천800만~3천100만㎥, 아르헨티나에 400만~700만㎥를 수출할 방침이다. 볼리비아 정부는 에너지 산업 국유화 선언 이후 처음으로 이달 초 자국에 진출해 있는 12개 다국적 에너지 기업과 15억 달러에 달하는 신규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신규투자가 생산 확대로 이어지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볼리비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확대하려는 브라질과 오는 2010년까지 천연가스 수입량을 2천770만㎥로 늘리려는 아르헨티나로서는 난감한 입장일 수 밖에 없다. 볼리비아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남미대륙 2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가진 국가다. 볼리비아의 천연가스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경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물론 아르헨티나를 통해 볼리비아산 천연가스를 간접 수입하고 있는 칠레에도 전력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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