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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시대 新무역전쟁 프런티어들] ③ 삼성전자 멕시코 생산법인 1988년 현지 공장 건설 '無관세 통로' 적극 개발 세제혜택•낮은 인건비로 日 소니 아성 깨고 美 TV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최근 미국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TV는 이곳에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6년 국경 너머 미국 시장에서 일본 소니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TV 시장점유율 1위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TV 전체는 물론 평판TV, LCD TV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것은 각종 세제 혜택을 내걸고 외국기업 유치에 나선 멕시코를 생산기지로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로 20분만 북쪽으로 달리면 국경 너머 미국 샌디에이고에 닿아 미국 전역으로 배달할 수 있는 티후아나는 인건비가 1인당 월 400달러에 불과하다. 이곳은 멕시코의 대표적인 산업단지 '마킬라도라'다. '제분업자가 곡식을 빻아주고 받는 대가'라는 어원을 가진 마킬라도라는 1965년 고용창출을 목적으로 멕시코가 국경지대 공업화를 위해 도입한 것으로, 최근에는 외국산 원자재를 무관세로 수입해 조립•가공한 뒤 재수출하는 산업 또는 지역을 뜻한다. 한명섭 삼성전자 멕시코 생산법인장은 "매출이 5000만 달러가 넘는 수출기업들은 수출용 원자재 수입에 대해 관세를 면제받고 통관도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된다"며 "미국과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1988년 이곳에 생산공장을 세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멕시코 생산법인은 특히 멕시코의 FTA 체결망을 철저히 활용해 관세혜택을 100% 누리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중남미 지역에 수출하면서 특혜관세 등을 통해 절감한 관세는 지난 2003년 5919만 달러에서 해마다 늘어 2006년에는 무려 1억8327만 달러에 이른다. 웬만한 중소 수출기업들의 연간 매출에 버금가는 규모이다. 대미(對美) 주력수출품인 LVD 대형 TV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1994년 발효)로 인해 5%에 이르는 관세를 한 푼도 물지 않고 있다. 미국 관공서들이 NAFTA 역내 제품을 우선적으로 조달해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모니터, TV 등 35만대를 미국 관공서에 팔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이다. 또 완성품인 휴대전화 관세율이 15%이지만 수입부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매기지 않는 점도 이용, 2008년부터는 부품을 수입한 뒤 휴대전화 조립제품을 멕시코 국내에 시판하기로 했다. 고열진 상무는 "세무 관련팀에 10여 명의 전문가를 배치해 멕시코가 각 지역별로 체결한 FTA의 관세율 인하효과 등을 분석해 최적의 수출루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멕시코와 ALADI(중남미 관세 블록)를 통해 상호 무관세 협정을 맺은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등으로도 수출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생산된 제품의 15%가 중남미로 수출되고 있다. 수많은 공장이 깔려 있는 이곳은 일자리를 구하기 쉬워, "부모님 보고 싶어 간다", "애인 따라 그만둔다", "운반할 TV가 생각보다 크고 무겁다"는 등의 엉뚱한 이유를 내세워 그만두는 일이 많다. 연간 이직률이 70%에 달한다. 이상재 인력관리부장은 "트레이닝 센터를 만들어 신입직원에게 숙련도에 따라 추가 급료를 지급하고 생산성 개선 아이디어를 내면 20달러를 주는 등 경쟁을 통한 강력한 인센티브로 생산성을 높였다"며 "덕분에 성수기에는 일주일에 최대 17만대의 TV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활발한 수출은 한국의 협력업체에도 활로를 뚫어주고 있다. 대덕전자부품의 멕시코 법인인 C&J테크는 지난 2005년 인근 엘 아귈라(El Aguila)공단에 진출해 매년 매출(삼성전자 납품)을 급신장시키고 있다. 진출 첫해 500만 달러이던 매출액이 이듬해 2500만 달러로 늘었고 지난해엔 40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의 경우 이곳 매출액이 안산 본사 매출액(180억원)의 두 배나 됐다. C&J테크 조황래 부사장은 "한국에선 더 이상 내수물량이 없고 인건비 부담이 커 고민하던 차에 멕시코행을 선택했다"면서 "해마다 매출이 늘어, 2008년에는 전년보다 30% 이상 증가한 5500만 달러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티후아나(멕시코)=김영진 기자 helloj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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