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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대세 남미는 사실상 '러시아 편들기' 2014/03/21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좌파정권이 대세를 이루는 침묵을 유지하거나 러시아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 시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루이스 알베르토 피게이레도 외교장관은 전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브라질은 협상과 대화를 촉구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했다. 피게이레도 장관은 "우크라이나는 브라질과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국가이며, 크림 반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고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을 피해갔다. 피게이레도 장관은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러시아와 긴밀한 외교관계를 유지할 것이며 오는 7월로 제6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도 예정대로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루어진 브릭스는 2014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이틀 후인 7월15일 브라질 북동부 포르탈레자 시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이 크림 문제에서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사실상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두둔했다. 전날 파리를 방문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크림 반도의 러시아 귀속을 묻는 주민투표를 남대서양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섬에서 지난해 3월 시행된 주민투표와 비교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포클랜드 자치정부는 "영국령으로 계속 남을 것인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시행했고, 투표 결과 98.8%가 영국령으로 남는 데 찬성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주민투표 결과가 아무런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한다고 비난했으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영국령 잔류를 결정한 주민의 뜻을 아르헨티나가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강대국들이 영토 보존을 얘기할 때 이는 모두에게 해당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가장 강한 국가가 제멋대로 하는 무법 세계에 살게 된다"고 말했다. 크림 자치공화국에서도 지난 16일 우크라이나에서 분리 독립해 러시아에 귀속할지 묻는 주민 투표를 한 결과 96% 이상이 찬성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아예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지지하고 나섰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18일 라디오 방송 연설에서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합병을 옹호하면서 미국 등 서방의 러시아 제재 움직임을 비난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좌파가 집권한 볼리비아와 에콰도르도 러시아 편에 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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