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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최대의 산유국 베네수엘라에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지역의 맹주 노릇을 하면서 반미의 선봉에서 폭언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 우유, 설탕 등 기본식료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멕시코 일간지 레포르마는 11일 식료품 품귀 현상에 지친 서민들이 이제 차베스 대통령에게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현지의 사정을 전했다. 우유 2통을 사기하기 위해 3시간이 넘도록 줄서 있는 리스베트 파체코(40.간호사)는 햇볕에 얼굴이 발갛다. 그녀 뒤에도 수 백명이 길게 줄을 지어 자기 차례가 오기를 마냥 기다리고 있다. 그들이 몰려든 곳은 베네수엘라 식품생산자.소비자(PDVAL)라는 시설로 국영 베네수엘라석유회사(PDVSA)의 자회사. 카라카스의 동쪽의 옛 군사시설 부지에 들어선 PDVAL에는 4천명이 몰려들었다. 그들이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분유 2kg, 식용유 1ℓ 그리고 닭고기 뿐이었다. 다만 정부가 고시한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이다. 간호사 파체코는 설탕, 계란, 밀가루, 쇠고기 등을 구하려면 다른 곳에서 이 고생을 되풀이 해야 한다. 돈이 있어도 한 곳에서 기본 식료품을 제대로 구입할 수 없는 것이 오늘 날 베네수엘라의 현실이다. 슈퍼마켓 엑셀시오르의 종업원 루이스 곤살레스는 “설탕이 입하되면 미처 선반에 갖다놓을 시간도 없다. 한 시간만에 배급제에 따라 설탕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회사 다토스에 따르면 현재 기본식료품들 가운데 절반이 부족상태에 있으며 국민 78%는 기본식료품 공급위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최근 몇 주 동안에 사정은 더 악화됐지만 이 같은 현실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1년 전에 중앙은행은 18개 식품의 공급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으며, 39개 품목에서도 공급에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었다. 작년 12월 로드리고 카베사스 당시 재무장관은 10개 기본식품이 최소 60%까지 부족하다고 인정하면서 특히 우유의 경우에는 90%나 부족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차베스 대통령 정부는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민심이 이반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업자들의 매점매석에 그 책임을 전가하다가 올 1월 관영상점 PDVAL를 설치하는 한편 우유 가격을 일부 조정하고 식료품 수입업 허가를 단순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PDVAL은 현재 월 15만t의 식용유, 쌀, 설탕’ 쇠고기, 닭고기, 우유 등 식료품을 판매하고 있는 데 앞으로 취급품목을 26개 품목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식료품 부족 대란은 기본식료품을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면서 정부가 서민을 위한다며 가격통제로 시세를 제대로 반영해 주지 않으면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겠다. ’21세기의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주창한 차베스 대통령 정부는 2003년 2월부터 400개 품목에서 가격동결을 선언했는 데 그 동안 인플레는 120%를 기록했으며 특히 식료품에는 인플레가 205%나 됐다. 카베사스 전 장관은 생산비가 2볼리바르인데 가격을 1.40볼리바르에 묶어둘 수는 없다고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시세를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정부가 이미 놓친 상태에서 요란한 서민정책을 고집하면서 오히려 서민들이 고생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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