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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찢고 싸우고…최빈국 아이티, 4년만의 총선 '아수라장' 2015/8/10 139명 뽑는데 1천800명 출마 난립…폭력사태로 투표소 문닫기도 카리브해 최빈국 아이티가 정치적 혼돈과 파멸적 대지진의 후유증을 딛고 가까스로 4년만에 총선을 시했으나 이마저도 15%에 불과한 투표율과 각종 폭력사태로 얼룩졌다. AP, AFP통신, BBC방송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열린 아이티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소 26곳이 잇따른 폭력사태 때문에 마감시간보다 일찍 폐쇄됐다.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괴한들이 돌멩이와 병을 던지며 투표소에 난입해 선거를 방해한 탓에 정상적인 선거 운영이 어려웠다. 투표 용지를 찢고 투표 진행 요원들을 넘어뜨리는 등 난동을 부린 사람들도 있었다. 주민들은 폭력사태가 불거진 투표소에서 나온 투표용지를 기념품으로 가져가기도 했다. 유권자 580여만명 가운데 상당수가 아수라장이 된 투표소를 기피해 투표율은 15%에 그쳤다. 투표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두시간 이상이나 기다리는 모습도 목격됐다. 선거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정치 파벌들의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불거져 10여명이 사상하면서 이날 파행은 예고됐다. 아이티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조직 체계, 속출하는 선거부정 의혹 때문에 투표의 시행 자체가 난제로 여겨졌다. 이번 총선은 미셸 마르텔리 아이티 대통령이 집권한 2011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열린 총선이었다. 아이티는 정치적 혼란 때문에 계속 총선을 연기해오다가 올해 1월 의원들의 임기가 만료돼 의회가 해산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입법부가 무너져 나라 정치가 사실상 마비된 난국에서 치러진 이번 선거에는 후보들이 어지러울 정도로 난립했다. 상원 30석 가운데 20석, 하원 전체 119석 등 139석을 둘러싸고 1천850여명이 출마했으며 이들 후보의 정당은 무려 128곳에 이르렀다.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후보 30명이 각축전을 펼친 선거구도 나타났다. 이번 총선은 1차 선거로 결선투표는 올해 10월 25일 대통령 선거와 같은 날에 열린다. 대선을 앞둔 아이티는 총선 진행에 차질을 빚어 우려가 더 커졌다. 대권에 도전하는 후보는 무려 50여명이다. 이날 총선에는 아이티 경찰 7천명, 유엔 소속 경찰 2천500명, 유엔 평화유지군 2천370명이 투입됐다. 유엔으로부터 지휘권을 완전히 넘겨받은 아이티 경찰에 이번 총선은 주도적 치안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였다. 마르텔리 대통령은 AP통신 인터뷰에서 "10월 대선 때는 선거관리 공무원들이 더 잘 조직되기를 바란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인 아이티는 독재자인 장-클로드 뒤발리에 대통령을 1986년 몰아낸 뒤 쿠데타, 부정선거 등으로 혼란을 겪어왔다. 설상가상으로 2010년 대지진이 국토를 덮쳐 인구 1천여만명 가운데 25만여명이 숨지고 각종 사회기반시설이 황폐화하는 재앙에 울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 106.247.8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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