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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양대국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대통령 취임식은 상당히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다. 흔히 국가 정상의 취임식에서 볼 수 있는 '엄숙주의'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두 나라를 상징하는 삼바와 탱고 리듬 속에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은 곧 축제이기도 하다. 이는 특유의 낭만과 여유로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남미가 국제테러의 사각지대로 일컬어지는 탓에 별도의 엄중한 경호조치가 필요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브라질 = 행정수도인 브라질리아에서 1월1일 열리는 것이 전통이다. 새 대통령은 취임식 당일 오전 '팔라시오 플라나우토'(Palacio Planalto:높은 평지에 세워진 궁전)로 불리는 대통령궁에서 준비를 마친 뒤 무개차를 이용해 브라질리아 시내 대성당과 연방 입법ㆍ사법ㆍ행정부 청사가 집중된 '3부 광장'(Praca dos Tres Poderes)을 지나 의회에 도착, 취임선서를 한다. 취임선서에는 앞으로 4년 임기동안 추진할 국정운영의 기본 방향과 함께 브라질의 오랜 과제인 경제성장과 빈곤 및 기아 퇴치 등 정책 과제를 제시하는 내용이 담긴다. 브라질의 대통령 취임식이 1월 1일 열리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외국 정상들이 초청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며 취임식장은 평범한 일반 시민과 각종 사회단체 회원, 집권당 당원을 비롯한 지지자들로 채워진다. 지난 2003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첫번째 취임식에는 세계 각국의 정상과 정부대표를 포함해 15만여명이 참석했다. 브라질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운동가 출신의 좌파 출신 정치인이 집권했다는 상징성으로 인해 국제적 관심이 높았던데다 룰라 대통령의 지지세력인 브라질 내 노동자와 농민, 빈곤층 등 이른바 사회적 소외계층이 대거 몰려든 탓이다. 그러나 지난해 집권 2기를 맞은 룰라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1만여명만 참가해 말그대로 조촐하게 치러졌다. 룰라 대통령은 직전 전임자인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조전 대통령(1995~2002년)에 이어 브라질 헌정 사상 두번째로 연임에 성공했다는 기쁨을 취임식장에서 표현할 만도 했지만 실용정치를 표방하는 정치인답게 요란한 행사를 피했다고 한다. 취임식이 끝난 뒤에는 대통령궁에서 연방정부 및 주정부 관계자, 정.재계 인사, 사회단체 대표, 문화예술.스포츠계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흥겨운 축하연이 열린다. 지난해 축하연에는 1천8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또 '3부 광장'에서는 브라질 내 유명 음악가들이 출연하는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브라질은 대통령 선거와 27개 주(브라질리아 연방특구 포함) 주지사 선거를 동시에 치른다. 따라서 대통령 취임식 날 각 주에서는 주지사 취임식이 별도로 열려 새 주정부 출범을 알린다. 남미대륙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대국 브라질이 이날 하루만큼은 축제 분위기에 빠져드는 셈이다. 브라질은 대선과 취임식 사이에 2개월 정도의 시간 차이가 있다. 이 기간 새 대통령은 내각 구성을 완료하는 등 새 정부 출범 준비를 모두 마치게 된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의 경우는 집권 2기를 10개 정당이 참여하는 거대 연립정부로 꾸리면서 정당간 각료직 배분 협의가 조기에 끝나지 않아 새 내각 명단 발표가 1개월 정도 늦어진 바 있다. ◇아르헨티나 =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대선이 10월 말에 치러지지만 대통령 취임식은 1개월 정도 후에 열린다. 새 대통령은 의회에서 전임자로부터 대통령을 상징하는 지휘봉과 어깨띠를 건네받은 뒤 취임선서와 연설을 한다. 이어 대통령궁으로 이동해 신임 각료들을 대동한 가운데 새 정부 출범을 공식 선포한다. 취임식이 끝나고 나면 대통령궁 앞과 아르헨티나 민주화의 상징인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내 '5월 광장'에서 수만명이 모인 가운데 새 정부 출범을 축하하기 위한 공연이 열린다. 대통령 취임식 당일에는 각급 공공기관과 은행, 학교가 일제히하루동안 임시휴업에 들어간다. 지난해 12월 10일 열린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식은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상원의원이 아르헨티나 역사상 첫 선출직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한데다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에 이어 부부 대통령 탄생이라는 진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중남미 지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축하사절과 취재진이 집결한 것은 물론이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경제성장과 빈곤 추방을 약속하면서 눈물까지 비치며 아르헨티나 젊은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질 것을 당부하는 취임연설을 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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