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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의 10배' 선명 천체망원경 제작 착수…韓 참여 2015/11/13 칠레 아타카마사막에서 기공식…미국 등 4개국 합작 2020년 완공…초기 우주 생성·암흑에너지 규명에 기여 허블우주망원경(HST)보다 10배 선명한 천체 영상을 제공할 '거대마젤란망원경'(GMT) 건설이 칠레에서 시작됐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한인우)은 12일 칠레 안데스산맥 아타카마 사막의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에서 GMT 기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GMT 건설은 거대마젤란망원경재단(GMTO)이 주도한다. GMTO에는 한국 천문연, 미국 카네기재단 천문대, 호주천문재단 등 4개국 11개 기관이 참여한다. 거대마젤란망원경은 지름 8.4m짜리 원형거울 7장을 연결해서 만든다. 주거울 지름이 25.4m나 되는 초거대망원경으로 완성되면 허블망원경보다 10배 선명한 우주 영상을 제공한다. 이 영상은 초기 우주 생성 과정이나 암흑에너지 등을 밝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공식에는 망원경 터를 제공한 칠레의 미첼 바첼라트 대통령과 GMTO 임시총장인 미국 카네기연구소 패트릭 매카시 박사, GMTO 이사인 찰스 알콕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연구소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박병곤 천문연 대형망원경사업단장과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이형목 한국천문학회 회장(서울대 교수) 등 한국 측 인사들도 함께했다. 바첼라트 대통령은 축사에서 "이번 기공식은 무한한 지식의 문을 여는 계기여서 특별하다. GMT 연구에서 큰 성과가 나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패트릭 매카시 임시총장은 "GMT가 완성되면 우주 본질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빅뱅 이후 전자·양자·광자의 칵테일 속에서 38년 만에 광자, 곧 빛이 빠져나오기 시작했고 4억년께 별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GMT는 현재 관측 한계인 빅뱅 후 10억년을 최초 별이 탄생한 4억년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매카시 총장은 기대했다. GMT는 보현산천문대에 1.8m짜리 망원경을 보유한 대한민국 천문학에 비약적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GMT 사업은 2003년 시작돼 모두 1조원이 투자되는 대형 국제 프로젝트이다. 천문연과 미국 하버드대, 스미스소니언 국립천문대, 카네기재단, 애리조나대, 호주천문재단, 브라질 상파울로 연구재단 등 11개 기관이 참여한다. 라스 캄파나스산 정상(해발 2550m)에 세워질 GMT는 직경 8.4m의 주경 7개와 1.06m의 부경 7개를 연결해 제작된다. 주경 6개가 구멍이 뚫린 나머지 주경 1개를 둘러싼 꽃잎모양으로 배치된다. 완성된 망원경의 직경은 25.4m, 높이는 35m, 무게는 1천100t에 이른다. 망원경을 둘러싼 원통형 돔은 너비가 55m, 높이가 50m에 달해 22층 건물과 맞먹는다. 1장의 무게가 17t에 달하는 지름 8.4m짜리 반사경은 미국 애리조나대 스튜어트천문대의 리처드 F. 캐리스 미러랩에서 제작된다. GMT는 거울 형체를 만들고서 거울표면을 3년 이상 정밀연마해서 완성한다. 반사경의 표면 정밀도가 20나노미터(㎚=10억분의 1m) 급으로 첫 거울은 이미 완성됐다. 세 장의 거울 제작이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거울표면 가공은 한라산을 깎아 높이 차가 1㎜ 이내로 평평하게 하는 작업에 비유된다. 2021년까지 주경 4개를 완성해 초기 운영을 시작한다. 한국은 지난 8월 GMTO와 부경 개발 협정을 맺었다. 천문연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고등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은 2009년부터 작년까지 GMT 부경 제작을 위해 샘플을 개발한 바 있다. GMT의 목적은 더 선명한 우주 영상을 얻어 초기 우주 모습이나 우주팽창을 가속시키는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다. 우주의 팽창과 초신성 등 숱한 우주 비밀을 알려준 허블망원경의 지름은 2.4m이다. GMT는 허블망원경보다 집광력은 100배, 분해능은 10배 높다. GMT의 '시력'이 허블망원경보다 1천 배 높은 셈이다. 달에 켜진 촛불 하나를 볼 수 있고, 400㎞밖에 있는 동전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다. 현재 세계 최대 광학천체망원경인 지름 10m의 하와이 케크(Keck) 망원경보다 집광력이 6배 이상 크다. 허블망원경이 지금까지 찍은 영상 가운데 가장 오래된 우주는 약 130억년 전의 것이다. GMT는 이 '허블 울트라 디프 필드'(HUDP) 이전, 곧 빅뱅 우주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줄 것으로 천문학계는 기대한다. 2009년부터 이 사업에 참여한 한국은 1천억원을 투자하며 망원경이 완공된 뒤 해마다 한 달간의 독점 사용권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계획한 천문우주 관측 및 연구를 할 수 있게 된다.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 106.247.8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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