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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브라질 경제…"우리 기업 대응전략 마련 절실"

2015/11/30

코트라 보고서 "미국 등은 발빼고 중국은 진출 박차 '대조'"
 
브라질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우리 기업이 시급히 위기 대응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트라(KOTRA)는 30일 발간한 '브라질 헤알화 가치 하락에 따른 브라질 경제 동향 및 우리 기업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브라질 경제 위기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 기업의 대응전략 마련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브라질은 한때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중 하나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몇 년 간 경제 침체에 빠졌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지난 5년간 두 배 이상 떨어졌다. 지난 9월에는 1994년 이후 최고치인 1달러당 4.25헤알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정치권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수출, 수입, 민간 소비 모두 전년보다 감소하고 있다.

지난 9월 신용평가기관 S&P는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BB+)로 강등했다. 경제 침체가 깊어지면서 상파울루 주는 발주 예정이던 주요 고속도로와 지하철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우리 기업의 어려움도 심해졌다. 현지에서 생산공장을 가동하는 자동차, 전자제품, 가전제품 기업들은 주로 한국 등 해외에서 핵심 부품을 수입해서 조달하기 때문에 환율에 매우 민감하다.

실제로 현지 전자제품 업체인 A사는 인력 감축 및 조업시간 단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현지 내수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도 현지 바이어들이 수입량을 줄인 바람에 고전하고 있다.

브라질의 주요 투자국인 미국, 스페인, 네덜란드의 기업들도 잇따라 발을 빼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마나우스의 자사 공장을 매각했고 영국 HSBC은행도 지난 9월 브라질 사업부문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중국은 브라질 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리커창 총리는 브라질을 방문해 533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협정에 서명했다. 중국 자동차 기업인 체리는 연내 브라질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고 1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경기와 무관하게 막강한 소비력을 드러내는 브라질 고소득층을 공략하는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치거나 저가형 제품으로 위축된 중산층을 공략하는 등의 전략을 짤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처럼 다른 기업이 투자를 철수할 때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은 과거부터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늘 호황과 불황을 반복해 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양은영 코트라 구미팀장은 "경기 침체기에 오히려 A/S 부품 시장이나 인수합병(M&A) 시장 등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중국 기업과 합작을 통해 현지에 진출하는 등 위기 속의 기회 요인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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