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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만의 최악 불황' 브라질, 연례 카니발도 줄줄이 취소 2016/1/12 브라질이 최악의 불황으로 국가적 상징이나 다름없던 카니발마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질의 여러 도시가 내달 초로 예정됐던 연례 카니발 행사 취소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캄피나스, 포르투 페헤이라, 마카파, 라브라스 두술 등 전국 각지의 도시들이 취소 행렬에 가담했다. 인구 300만 도시 캄피나스는 세입 감소로 카니발 비용 130만 헤알(약 3억8천만 원)을 감당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포르투 페헤이라 시는 신형 구급차를 구입하는 데 필요한 12만 헤알(약 3천595만 원)을 아껴야 한다며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카니발을 취소했다. 캄피나스 시 관계자는 "필수적이지 않은 서비스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카니발을 운영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카니발로 관광객 100만 명을 모은 리우데자네이루는 아직 취소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시 당국이 카니발을 취소해도 브라질 사람들은 2월 초순에 예년과 같이 닷새에 걸쳐 길거리에서 파티를 즐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카니발의 핵심이라 할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은 삼바스쿨이 주관하는 공식 퍼레이드가 없는 축제는 김이 샐 수밖에 없다. 브라질은 1930년대 이후 최악으로 일컬어지는 불황을 겪고 있다.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면서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3.7%를 기록했고 올해는 마이너스 2.99%를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13년 동안 세계적 원자재 호황에 힘입어 확장재정 정책을 펼치며 인기를 끈 여당 노동자당(PT)은 지금과 같은 원자재 가격 폭락에 대비하지 않아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정국은 물론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온갖 부정부패가 노출되면서 정국을 끌어갈 동력을 잃은 지 오래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카니발 마스크 생산 업체를 운영하는 올가 바예스는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3분의 1"이라며 "1994년 브라질에 정착한 이래 이보다 나빴던 해는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카니발 의상 제작용 원단을 공급하는 클라우지아 사쿠라바는 "2016년은 가장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며 "불황으로 많은 주변 업체들이 파산했다"고 전했다. 브라질은 오는 8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창설 이후 122년 만에 최초로 남미 대륙에서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최까지 앞두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jk@yna.co.kr 106.247.8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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