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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탈을 쓴 늑대" 소두증 바이러스…"증상 가벼워 외려 위험" 2016/1/26 가벼운 독감 증세…감염자 70∼80%는 모른 채 지나가 확산 용이 7∼8일이면 치유돼 백신·치료법도 없어 이른바 "소두증 바이러스"인 지카 바이러스가 미주 대륙 전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에 나서면서 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사람에 감기 정도의 가벼운 증세를 일으키는 데 그치기 때문에 오히려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더 위험할 수 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조명했다. 1947년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된 지카 바이러스는 선천적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희소 면역 질환인 "길랭-바레 증후군"과 연관성이 있다는 가설도 나온다. 하지만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 지카 바이러스에 걸려도 대개 건강상 별다른 문제를 겪지 않는다. 증세도 발열, 발진, 근육 및 관절 통증, 두통, 안구 충혈 등 가벼운 독감에 가깝고 대부분 2∼3일에서 일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레 치유된다. 이런 증세조차 나타나지 않는 때도 많아 감염자의 70∼80%는 지카 바이러스에 걸린 줄도 모르고 지나친다고 AFP·AP통신은 설명했다. 문제는 지카 바이러스의 이런 성질 때문에 뚜렷한 예방 백신이나 치료법이 아직 없다는 점이다.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및 길랭-바레 증후군 사이의 인과관계가 아직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바이러스 감염 자체가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어서 백신이나 치료약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감염자가 증세를 자각하지 못하고 지나가기 쉽다는 점이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주로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에 의해 옮겨지지만, 사람 사이의 수혈·성관계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중남미에 간 적이 없는 태국 남성이 대만 입국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른 감염 경로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WHO는 미주 지역에 비교적 최근 상륙한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주민들이 면역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 바이러스가 더 빨리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WHO는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지난해 5월 미주 대륙에서는 처음으로 브라질에서 발견된 이후 미주 지역 21개 국가·지역에 전파됐다고 밝혔다. 또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가 캐나다와 칠레를 제외한 미주 대륙 전체에서 발견되고 있다면서 지카 바이러스가 미주 전반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WHO는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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