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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외교수장, 95년만에 쿠바 한인 만났다…한인후손회관 방문 2016/06/06 윤병세 "가교 역할 해달라"…한인들 "더 많은 이들 오길" 한인 후손 1천119명 쿠바 곳곳에 거주 일제 강점기인 1921년 한인들이 처음으로 쿠바섬에 발을 내디뎠고 그로부터 95년이 지난 2016년 한국의 외교 수장이 처음으로 쿠바를 찾았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일요일인 5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의 한인후손회관을 방문했다. 윤 장관은 전날 한국 외교장관으로는 최초로 쿠바에 도착해 이날 오전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과 양자회담을 한 다음 오후에 한인 후손들의 자취를 찾았다. 일요일이면 보통 한인 후손 자녀를 비롯해 쿠바인 한류 팬들이 회관에 모여 춤을 추거나 한국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곤 하지만 이날은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맞느라 분주했다. 한인후손회 안토니오 김(73) 회장은 행사에 쓰일 장소를 정리하면서 "청소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웃었다. 김 회장은 '경상북도 출신의 평범한 농민'으로 기억하는 그의 할아버지가 멕시코로 이주하면서 쿠바 한인의 삶을 살게 된 인물이다.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각 윤 장관이 일행들과 도착하자 반갑게 맞이한 김 회장은 회관 구석구석을 안내했다. 한복, 꽹과리, 북 등이 전시된 메인 홀을 지나 쿠바의 독립 영웅으로 추앙받는 시인 호세 마르티의 사진과 쿠바 국기가 걸린 방에서 김 회장은 쿠바인답게 마르티의 행적을 설명했다. 조선의 독립운동에 힘을 보탰던 독립 유공자 고(故) 임천택 옹 등 쿠바 한인 1세대와 그 가족들의 사진이 전시된 방에선 한국인의 후손으로 돌아가 쿠바의 한인 역사를 간략히 전했다. 윤 장관은 "여러분이 힘써주신 덕에 한국에도 이분들의 이야기가 잘 알려졌다"고 화답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실까지 둘러본 윤 장관은 "후손 여러분이 회관 등에서 문화와 언어 교류를 통해 마음과 마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주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가 이민 95주년이고 5년 후 100주년을 맞는 이런 시기에 쿠바에 오게 돼 기쁘다"며 "한인 후손 여러분께서 쿠바에서 한인 정체성을 위해 활동하시는 것에 감명받았다"고 덧붙였다. 회관 측은 윤 장관에게 쿠바를 대표하는 명물 중 하나인 '아바나 클럽' 럼주 한 병을 선물했다. 윤 장관 등은 답례로 자개, 홍삼 등 한국의 특산품을 증정했다. 김 회장은 "한국의 각계각층에서 지원해준 덕분에 이런 장소를 갖게 된 것이고 회관을 계속 신경 써주시니 감사하다"며 "한국과 쿠바의 교류에 무척 좋은 일이다.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국무총리나 대통령 등 한국의 더 높은 공직자들을 포함해 더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 한인들의 자취를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호세 마르티 한국 쿠바 문화 클럽'이 공식 명칭인 한인후손회관은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와 재외동포재단 등의 후원으로 2014년 8월 문을 열었다. 쿠바 한인 사회는 1905년 멕시코 유카탄으로 이주했던 한인 중 일부가 쿠바로 건너오면서 처음 뿌리를 내렸다. 김 회장은 "당시 '멕시코 한인 중 누군가가 쿠바에서 큰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돌아 일부가 쿠바로 이주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처음에 300여 명이 멕시코에서 쿠바로 이주했으며 지금은 총 1천119명의 한인 후손들이 쿠바 각지에 거주하고 있다. (아바나=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jk@yna.co.kr 106.247.8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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