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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에서 1천여명의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코카잎 씹기' 행사가 열렸다고 EFE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민들은 이날 라파스 시내 도로를 점거한 채 '아쿨리쿠('코카잎 씹기'를 뜻하는 원주민어)의 날' 기념행사를 갖고 "코카는 신성한 잎이며 볼리비아와 페루 국민들에게 코카잎 씹는 행위를 금지하라는 유엔의 요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유엔 산하 국제마약통제위원회(INCB)는 지난 5일 남미 지역에서 코카인 생산 및 밀거래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볼리비아와 페루 정부는 일반인들의 코카잎 씹는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다비드 초케우안카 볼리비아 외무장관은 "INCB의 발언은 서구의 시각만을 대변한 것이며, 안데스 지역 원주민 문화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INCB의 주장은 전통적인 코카 재배 및 사용을 인정한 1988년 유엔 결의안과 지난해 채택된 원주민 권리보호 선언을 무시하는 월권 행위"라면서 "볼리비아에서 코카잎을 씹는 등의 행위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약품 재료나 차 생산에 사용되는 코카잎과 코카인을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유엔 마약범죄사무국(UNODC)의 조사 결과 볼리키아와 페루는 콜롬비아와 함께 세계 3대 코카인 생산국가로 꼽히고 있으며, 이들 3개국에서 생산된 코카인이 브라질과 서부 아프리카를 거쳐 유럽과 아시아로 반입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에 따르면 볼리비아와 페루에서는 최근 수년간 코카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2006년 말 현재 볼리비아가 2만7천500㏊, 페루는 5만1천4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볼리비아는 지난 2006년 초 모랄레스 집권 후 베네수엘라로부터 재정지원까지 받아가며 코카 재배 합법화 정책을 추진해 재배면적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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