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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희 < 駐페루 대사 > 세계는 지금 총성 없는 자원확보 전쟁에 돌입했다. 에너지,광물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으로선 안정적 자원확보는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중남미에서도 주요국들의 자원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 국민에게 페루는 흔히 '잉카문명'의 발상지,잃어버린 도시 '마추픽추'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페루는 국토가 한반도의 여섯 배에 이르는 큰 나라이며,엄청난 양의 광물과 에너지 자원이 매장돼 있는 세계적인 자원부국이다. 지난 5년간 페루가 연 평균 7% 이상의 고도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것도 구리 등 광물자원의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은 것이다. 최근 페루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 나라는 석유 58억6000만배럴,액상 천연가스 14억1000만배럴 등을 매장한 산유국이자 구리,은,납,아연 등 광물자원 부존량도 세계적이다. 옛말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듯이,페루는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자원개발을 위한 자본과 선진 기술의 부족으로 국제적 협력과 외국의 투자진출을 갈망하고 있다. 중국 인도 등 후발공업국가들이 자원부국 페루에 대한 전략적 가치를 중시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으며,이에 뒤질세라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들도 경쟁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제적인 자원확보 경쟁에서 페루에 대한 전략적 가치를 새롭게 인식해야 할 때다. 동시에 페루와의 자원협력 메커니즘을 구축해 안정적 자원을 확보하면서도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우선 페루의 투자환경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최근 페루에서는 광산,유전 개발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자원개발에 따른 환경오염으로 지역 주민들의 시위와 보상 요구에 대비,가능한 친환경적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요구된다. 둘째,페루 정부가 추진하는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장기적 안목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정부 또는 기업이 단독 진출하기보다는 현지 또는 국제 컨소시엄을 통해 공동 진출하는 것도 초기 진출비용과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셋째,페루는 자원개발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이어서 대부분의 자원개발 프로젝트가 철도 부설,항만시설 건설 등 연관 산업 개발과 연계돼 있다. 따라서 투자진출 시 자원탐사와 개발,인프라 건설 프로젝트가 동시에 연계될 수 있도록 우리 관련 업체들의 동반 진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 정부는 자원확보의 주요 거점 국가로서 페루를 주목하고 있으며 주요 기업의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SK에너지는 세계적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액화천연가스 사업(PLNG)과 카미세아 가스전 개발사업에 참여 중이며,한국석유공사는 유전개발 사업,광업진흥공사와 LS니꼬동은 '마르코나 동광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등 투자규모도 상당하다. 지금 페루는 과거 이념적 방황을 종식하고 대외 개방을 통해 글로벌 경제에 편입되려는 자유시장주의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중남미 국가 중 하나다. 또한 페루는 APEC 회원국이자 올 11월 APEC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우리와 역내 자유무역 확산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원자재, 에너지대란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이때 가능한 한 빨리 페루와 FTA를 체결하는 등 발빠른 자원외교가 절실하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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