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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남미 방문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반미데모로 얼룩졌다. 16일 라이스 장관이 체류 중인 칠레 산티아고의 미국대사관 앞에선 칠레 좌파 수백명이 모여 반미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특히 조만간 발발 5주년이 되는 이라크 전쟁과 관련, ‘남미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평화는 힘이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집회를 열었다. 또한 일부 참가자들은 테러용의자들이 수감되는 미국 관타나모기지의 주황색 죄수복을 착용하고 집회에 나타나기도 했다. 별다른 사고없이 끝난 미국대사관 앞 시위와는 달리 전날 칠레 대통령궁 앞에서 열린 시위에선 참가자 7명이 연행되는 등 마찰을 빚어졌다. 대통령궁 앞 시위 참가자는 50여명에 불과했지만, 미국을 상징하는 대형 허수아비를 불태우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경찰에 진압됐다. 라이스 장관은 칠레에 앞서 방문한 브라질에서도 반미시위대의 표적이 됐다. 지난 13일 라이스 장관이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과 회담을 벌이는 동안 전국학생연합(UNE) 소속 50여명의 학생들이 회담 장소 앞에서 반미시위를 벌인 것. 브라질 외무부 앞에서 열린 이 집회에는 ‘전쟁에는 돈을 퍼붓고, 평화에는 인색한 라이스는 브라질을 떠나라’는 등 이라크전과 관련한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시위대는 라이스 장관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대통령궁으로 이동하자 집회장소를 대통령궁 앞으로 옮겨 시위를 계속했다. 라이스 장관은 남미의 경제강국인 브라질, 칠레와의 협력 증진을 위해 양국을 방문했다는게 미국 국무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남미 좌파들은 라이스 장관의 남미 방문을 최근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사태 등과 관련, 베네수엘라 등 관련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현지 TV 연설에서 라이스 장관의 남미 방문에 대해 “베네수엘라 정부와 나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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