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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페루에서 좌익 게릴라 소탕 명목으로 민간인들을 학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알베르토 후지모리(69) 전 페루 대통령이 법정 피고석에서 곯아떨어진 뒤 판사의 경고가 거듭되고 난 뒤에야 깨어나 빈축을 샀다. 25일 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전날 한 전직 군 장교의 증언을 청취하던 도중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는데 이를 발견한 세사르 산 마르틴 판사가 "후지모리 씨"라고 부르고 법정 경종을 울려도 깨어나지 않았다. 산 마르틴 판사가 여러번 더 종을 울린 뒤에야 부스스 깨어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놀란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건강상의 문제가 있습니까, 아니면 단지 피곤한 것뿐입니까"라는 판사의 질문에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늘어지는 목소리로 "지쳤읍니다"라고 답한 뒤 "요즘 며칠 동안 다리에 감각이 없습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의사의 진찰을 받아보라는 판사의 제의를 거부했고 재판은 속개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인권침해 혐의 재판은 1주일 가운데 3일간 진행되며 재판이 열리는 날에는 2시간 동안 점심 시간이 주어진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유죄가 입증되면 최고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리마 AP=연합뉴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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