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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인플레' 베네수엘라에 '화폐대란'…시위·약탈에 3명 사망 2016/12/17 고액권 도입 제때 하지 않은 채 기존 화폐 유통 중단…국민 불만 고조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화폐 교체 지연으로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약탈이 벌어졌다. 1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6개 도시에서 화폐 교체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항의하는 시위와 약탈이 이어져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고 AP·EFE 통신 등이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경찰은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했으며, 총 3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남부 볼리바르주(州) 탄광 도시 엘 카야오에서는 폭력 소요로 사망자 발생했다. 야권 정치인 앙헬 메디나는 트위터를 통해 "엘 카야오 지방정부가 3명이 사망한 사실을 확인해줬다"며 "(사망자는) 아시아계 가게주인 한 명과 남성 한 명, 여성 한 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석유도 새 화폐도 음식도 싼 것도 없고 민주주의도 없다"고 베네수엘라의 현 상황을 비판했다. 이날 시위와 약탈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최고액권인 100 볼리바르 유통은 중단하고 새 화폐 도입은 제때 하지 않자 국민의 분노가 쌓이면서 발생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11일 돌연 사흘 안에 100볼리바르 지폐 사용을 중단하겠다며, 15일부터 2만·1만·5천·2천·1천·500 볼리바르 지폐 6종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100볼리바르 유통이 금지된 15일에도 신권이 일선 은행에 지급되지 않았고,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는 여전히 100볼리바르 지폐가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더는 쓸 수 없게 된 100볼리바르 지폐를 바꾸기 위해 은행 앞에 장시간 줄을 선 뒤 이를 신권이 아닌 더 작은 단위의 지폐로 받아가고 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볼리바르 가치가 땅에 떨어지면서 그간 최고액권인 100볼리바르 지폐도 뭉치로 가져가야 물건을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아예 자루를 준비해야 할 판이 된 셈이다. 그나마도 이는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은행에서 50, 20볼리바르 지폐가 동나면서 많은 사람이 당장 식료품점에서 물건을 살 돈조차 수중에 쥐지 못하고 있다. 지폐를 교환하려고 은행 밖에서 대기하다가 지친 젊은이들은 100볼리바르 지폐를 허공에 흔들며 "이것은 아무 쓸모가 없다"고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현재 100볼리바르의 가치는 미화 2센트, 한화로 24원 정도다. 100볼리바르 지폐를 교환하기 위해 중앙은행을 찾은 이사벨 곤살레스는 로이터 통신에 "지폐는 어차피 별 가치가 없고 이를 바꾸는 것은 아무래도 좋다"며 "나는 정부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heeva@yna.co.kr 106.247.8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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