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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보드카 메이커 빈 앤 스프릿(V&S)이 멕시코 애주가들을 겨냥,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앱솔루트를 광고하면서 미국 서부가 멕시코 영토로 표시되어 있는 옛 지도를 사용하여 물의를 빚고 있다. '앱솔루트의 세계'라는 제목의 이 빌보드 광고는 멕시코-미국 전쟁(1846~1848)을 끝내면서 과달루페 이달고 조약에 의해 미국으로 영토를 넘겨주기 이전의 국경선을 반영한 지도로 멕시코 사람들의 정서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이 지도에는 텍사스, 캘리포니아 주는 물론 애리조나, 네바다, 유타, 뉴 텍사스 주 전부와 콜로라도 및 와이오밍 주 일부가 녹색의 멕시코 영토로 표기되어 있다. 광고는 물론 멕시코에서만 옥외광고로 선을 보였으나 미국 언론들이 보도하면서 미국에서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봇물을 이뤘고 결국 앱솔루트를 생산하는 빈 앤 스프릿은 지난 6일부터 부랴부랴 광고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앱솔루트 측은 문제의 광고가 "멕시코 애주가들의 정서를 감안한 것"으로 미국 시장과 관련성이 없다고 일단 버텼으나 미국 네티즌들의 반발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자 항복하고 말았다. 앱솔루트 측은 자사 웹사이트에 광고에 대한 비난 글이 1천 건을 넘어서자 "누구의 심기를 건드리거나 비난할 의도는 없다. 게다가 미국-멕시코 국경선 변경을 지지하거나 반미정서를 부추길 의도도 없으며,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이민 문제에 개입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변명했다. 웹사이트의 한 방문자는 "앱솔루트 병에 남아있는 보드카를 세면대에 쏟아버렸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미국의 텍사스 주 병합을 멕시코가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면서 지난 1846년부터 1848년까지 계속된 멕시코-미국 전쟁은 결국 미국군대의 멕시코시티 점령으로 끝이 났다. 멕시코는 전쟁을 끝내면서 당시 영토의 거의 절반을 미국에 넘겨줬는 데 멕시코에서는 아직 미국 서부를 조상의 땅이라는 정서가 강하게 남아있다. 멕시코에서는 미국 정부가 멕시코와의 국경에 사람이 통과할 수 없는 장벽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으며 멕시코 이민자들이 캘리포니아 주를 중심으로 하는 옛 영토에 이주하는 것을 '재정복(reconquista)'이라는 용어로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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