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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대선> 美 코앞서 차베스 칼날 세우나 (6.26)
관리자 | 2006-06-26 |    조회수 : 1535
<멕시코대선> 美 코앞서 차베스 칼날 세우나  
 
[연합뉴스   2006-06-26 10:24:48]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 멕시코 대선은 중남미 좌파 대표주자격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71년 권좌를 이어온 여당을 몰아낸 보수파 집권당을 다시 단 6년만에 갈아치울 태세인 좌파 민주혁명당(PRD) 소속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이른바 '멕시코판 차베스'로 불리는 인물. 

차베스 반대 세력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차베스 거리두기' 전략적 행보도 간혹 선보인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그러나 멕시코내 대표적 '민중 정치인'으로 차베스와는 확실하게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미국 공화당 행정부와 날카롭게 대립해온 차베스로서는 중미를 넘어서 북미에 중남미권 좌파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측면에서 미국 정부는 겉으로는 중립적 자세를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이번 멕시코 대선에 지대한 관심을 쏟아왔다. 

미국은 최근 페루 대선에서 차베스 분신격인 민족주의 좌파 후보를 물리치고 중도파 전 대통령이 당선된 데 이례적으로 고무됐다. 차베스를 중심으로 한 좌파벨트가 중남미에서 확대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이런 미국으로선 자신의 코앞에 있고 3천200㎞에 걸쳐 국경을 접하는 멕시코에서 차베스류의 좌파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결코 환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상원이 자국내 이민법 개혁과 관련해 수많은 불법이민자들에게 합법체류신분 획득을 위한 숨통을 터준 것도 이런 미국의 전략과도 일정 부분 연계돼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내 거주 멕시코 이민자들의 멕시코 본국 송금액이 200억달러를 넘어 석유수입과 맞먹는 거액이란 점에서 이들이 미국에서 안전하게 체류할 수 있게 하는 길을 마련하면 실로 멕시코 경제에 커다란 도움을 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다시 말해, 이는 현 멕시코 우파 정부의 경제실적으로 평가될 것이고 나아가 이번 대선에서 우파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비센테 폭스 현 멕시코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다. 

이런 부시 대통령이 멕시코인들이 극도로 꺼리는 접경지 첨단장벽 설치를 허용함과 함께 주방위군을 파견키로 한 것도 공화당내 보수파의 강경기조를 누그러뜨려 결국은 폭스 정부를 돕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일부 분석도 나름의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멕시코 언론들은 장벽확대보다는 불법이민자의 합법체류 성사 쪽에 더 비중을 두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집권 국민행동당(PAN)의 펠리페 칼데론 후보는 차베스 대통령과도 대선경쟁을 하는 것인양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를 '차베스 분신=위험한 인물'이란 등식을 제시하며 몰아세웠다.

지난 3월 멕시코 우파 진영은 계속 선두를 유지해온 좌파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오히려 그 차가 벌어지자 차베스 대통령의 좌파 진영 지원 의혹을 본격 제기했다. 

급기야 멕시코 연방선거관리위원회까지 나서 차베스 대통령의 멕시코 대선 개입을 강력 경고했었다. 

한달전 페루 대선 결선투표 때와 너무도 닮은 이런 모습은 '21세기 사회주의'를 부르짖으며 좌파전도사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차베스 대통령이 대선 등 국내 주요 정치일정을 앞둔 중남미 우파에는 최대의 경계 대상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더욱이 차베스는 올 하반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강력히 노리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은 과테말라를 내세우며 차베스의 유엔 안보리 진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이번 멕시코 대선 결과는 안보리 진출을 놓고 다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미국과 차베스 간 세력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중남미내 좌우파 간 균형추가 좌파의 멕시코 대선 승리로 차베스쪽으로 더 무게가 실리도록 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현재 중남미에서 통치이념 패권을 둘러싸고 차베스 급진진영에 맞선 우파 및 온건 실용주의 좌파의 세력 결집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멕시코 대선 이후 양 진영간 대립이 첨예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kim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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