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트럼프 탓 미-쿠바관계 후퇴…냉전시대 같다"
송고시간 | 2017/07/15 11:58
(아바나 AFP=연합뉴스) 쿠바의 최고 권력자인 라울 카스트로(86) 국가평의회 의장이 쿠바에 대해 강경책을 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카스트로 의장은 15일(현지시간) 평의회의 회기 종료에 맞춰 국영 TV 연설을 통해 "미국의 현 대통령에 의해 발표된 조치는 양국관계의 후퇴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5년부터 이뤄진 미국과 쿠바 간의 점진적인 관계 개선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틀어지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플로리다 주(州) 마이애미 극장에서 한 연설을 쿠바 군부 또는 정보 당국과 연계된 기업과 경제적 거래를 금지하고 미국인의 쿠바 개별여행을 제한하는 등 강경해진 쿠바 정책을 발표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런 조치에 대해 "냉전 시대에서 볼 수 있었던 오래되고 적대적인 레토릭을 환기시킨다"고 지적했다.
인권문제에 대한 미국의 간섭에도 불쾌함을 드러냈다.
카스트로 의장은 "쿠바는 자랑스러워 해야 할 것들이 많다"며 "미국이나 다른 누구로부터도 훈계를 들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강요나 억압, 영리한 수법 등 종류를 불문하고 쿠바 혁명을 파괴하려는 어떤 전략도 실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한편으로, 카스트로 의장은 독립국의 주권을 인정하는 평등한 토대에서 미국과 대화를 통해 양국 현안을 협상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애초 트럼프 행정부의 새 쿠바 정책이 나왔을 때 쿠바는 반대 의사를 드러내면서도 상호존중 분위기 속에 협상하고 싶다는 절제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카스트로 의장은 2018년 2월 국가원수인 평의회 의장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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