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대통령·부통령 '불협화음'…부패의혹 부통령 권한정지
송고시간 | 2017/08/04 06:56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이 부패 의혹이 불거진 부통령의 권한을 정지시켰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레노 대통령은 이날 호르헤 글라스 부통령의 권한 정지를 명령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모레노 대통령은 포고령에서 지난 5월 자신과 동반 취임한 글라스 부통령에게 부여된 지진 복구와 생산위원회 감독 등의 권한을 정지시킨다고 밝혔다. 그러나 얼마 동안 권한 정지를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글라스는 올해 상반기에 치러진 대선에서 모레노와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당선됐다. 글라스는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부통령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모레노 대통령과 글라스 부통령과의 불협화음이 불거진 데다가 부통령을 둘러싼 부패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취해진 것이다.
최근 브라질 대형 건설사인 오데브레시의 한 중역과 에콰도르 관리가 라파엘 코레아 전 행정부 당시에 오데브레시가 관급공사를 수주하도록 도와준 대가로 글라스 부통령이 요구한 뇌물 문제를 논의하는 녹취가 공개되기도 했다. 녹취는 브라질 현지 신문인 오 글로보가 최근 보도했다.
이에 대해 글라스 부통령은 전날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성명을 내 모레노 대통령의 측근들이 좌파 연정 세력을 공격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모레노 대통령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통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오데브레시는 관급공사 수주 대가로 에콰도르 관료들에게 3천350만 달러 상당의 뇌물을 건넸다고 시인한 상태다.
에콰도르 검찰은 1980년부터 2015년 사이에 에콰도르 정부와 오데브레스시 사이에 체결된 30건의 계약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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