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회 비준 동조세력 힘받을 것… 李대통령, 美재계서 지지 받아내
한•미 쇠고기 협상이 18일 타결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이 한•미FTA 의회 비준의 전제 조건으로 쇠고기 협상 타결을 주장해 온 만큼 미국 의회에서 한•미FTA 비준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로 미국 내에서 한•미FTA 비준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내서도 오는 25일 임시국회가 열려 한•미FTA 비준이 추진될 예정으로 있어 양국에서 한•미FTA 비준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내 대선상황 등 돌발변수들이 상존해 FTA 비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FTA에 비판적인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쥐고 있는 현실상 우리 정부의 바람대로 일정이 추진될지도 의문이다.
◇FTA, 쇠고기로 힘받나=쇠고기 협상 타결로 미국내에서 한미FTA 비준 동조세력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한국 외에 콜럼비아 파나마와도 FTA 비준을 앞두고 있다. 콜럼비아와는 환경 노동 등에서 파나마는 인권 문제 등으로 비준타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미국 행정부와 의회간 충돌로 미국•콜럼비아 FTA 비준 동의안 처리도 무기 연기된 상태다.
정부 한 당국자는 "미국은 한국과의 FTA가 경제문제에 집중돼 있고 미국의 이익도 상당하기 때문에 한미 FTA 비준의 조속한 타결을 원한다"며 "쇠고기 문제 타결로 미 의회내 한미FTA 비준 반대 세력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라고 말했다.
미 의회를 향한 한국의 압박도 다각도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한미 재계회의가 공동으로 주최한 만찬에 참석, "한미 FTA 비준은 한국과 미국이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형성해 초국적 공동체를 이루는데 필수적인 요소"라며 비준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재계도 한•미FTA 지지성명을 발표하고 미 의회에 연내 승인을 공식 요청하는 등 미국도 환영 일색이다.
한국 국회도 FTA 비준에 힘을 싣고 있다. 이날 처음으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한미FTA 비준에 대해)표결이라도 해서 잘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하겠다"며 비준동의 통과에 강한 의지를 밝힌 상태다.
◇FTA 남은 쟁점은?=쇠고기 협상 타결, 이 대통령 방미 등 우호적인 분위기에도 한미 FTA 비준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상당하다. 미국내 대선상황, 미국 행정부와 의회 갈등 등 넘어야할 산이 만만치 않다.
친노동 성향인 미국 민주당은 한•미FTA 비준의 조속한 타결을 내심으로 바라고 있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의 표를 잃을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또 한•미FTA 비준에 앞서 처리하도록 돼 있는 미국•콜롬비아 FTA 비준이 행정부와 의회, 두 세력간 '기싸움'으로 흐르면서 좀처럼 타결점을 찾지 못하는 점도 우리로서는 악재다.
한국에서도 통합민주당이 한미FTA 비준에 적극 반대하고 있어 '정치적 타협' 없이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쇠고기 협상 타결로 농민단체를 포함한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정부 관계자는 "부시 행정부 임기 내에 한•미FTA를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며 "우리가 공을 던진 만큼 이제는 미국측이 액션을 보여줘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