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테메르 정부 여성에 인색…고위직 비중 15년전으로 후퇴
송고시간 | 2017/09/11 05:46
작년 정부 출범 당시엔 여성 각료 '0'…군사독재 시절 이후 처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에서 지난해 우파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정부가 들어선 이후 고위 임명직 공무원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기획부 자료를 인용, 테메르 정부의 고위 임명직에서 차지하는 여성의 비중이 15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임명직 공무원은 평균월급을 기준으로 6개 등급으로 나뉜다. 평균월급은 1등급 8천400헤알, 2등급 9천400헤알, 3등급 1만1천300헤알, 4등급 1만5천100헤알, 5등급 2만 헤알, 6등급 2만400헤알 등이다.
고위직으로 분류되는 5∼6등급 가운데 여성의 비중은 좌파 노동자당(PT) 정권 시절인 2016년 4월 26.2%까지 올랐으나 올해 7월 현재는 22%로 감소했다.
이는 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소속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대통령 정부 때인 2002년 12월의 21.5%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여성이 고위직으로 오르기 힘든 것은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에서 공통으로 볼 수 있는 현실"이라면서 "브라질 사회가 많은 변화를 거치고 있으나 여전히 극복해야 할 불평등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정부 출범 당시 여성과 흑인을 단 한 명도 각료로 기용하지 않으면서 '늙은 백인 남성' 내각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브라질 내각에 여성 각료가 한 명도 없었던 것은 군사독재자 에르네스투 게이제우 대통령 정부(1974∼1979년) 정부 이후 처음이었다.
국내외에서 비판이 계속되자 테메르 대통령은 여성 경제학자 마리아 시우비아 바스투스 마르케스를 국영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 총재에 임명했으나 마르케스는 1년 만인 지난 5월 사임했다.
현재 테메르 정부에서 여성 각료는 법률소송에서 정부를 대변하는 그라시 멘돈사 변호사와 루이스린다 발로이즈 인권장관 등 2명뿐이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9/11 05:46 송고
106.247.8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