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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마약 밀매의 은밀한 진실 (4.20)
관리자 | 2008-04-21 |    조회수 : 1045
김영길의 '남미리포트' <309> "패권을 위한 제국의 각본"  
 
"현재 전세계적으로 최고의 사업 즉, 가장 이익이 많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석유산업도 정보기술(IT)산업도 아닌 마약밀매다. 그런데 이런 천문학적인 수익을 창조해주는 마약거래는 강대국의 주도하에 은밀하게 추진이 되고 있다."
  
이 글은 최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발간된 <마약밀매, 패권을 위한 제국의 각본>(Narcotráfico: plan de dominación imperial)이라는 책 내용의 일부다.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언론인들인 마르셀로 꼴루시와 라몬 마르띠네스는 수년간 콜롬비아 국경과 멕시코 국경 등지에서 일명 당나귀(소량의 마약을 운반해 주는 운반책들)들과 코카를 재배하는 농부들, 안데스전역과 아마존 유역의 마약 밀매 업자들을 만나 미주대륙 전역에서 거래되고 있는 마약 밀매의 실체를 파헤쳐 책으로 엮었다.
이들은 이 책을 통해 중남미 마약밀매는 미국의 세계지배 전략의 일환으로 은밀하게 추진되었다고 주장하고 미국 정부의 마약단속수사기관인 DEA는 마약거래 단속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재로는 전세계의 불법 마약거래를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책은 또 중남미 전역의 대규모 마약밀매는 세계경찰국임을 자임하는 나라, 더 정확하게 말하면 미국, 그것도 백악관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 최근 발간된 <마약밀매, 패권을 위한 제국의 각본> 표지 ⓒ 마르셀로 꼴루시 홈페이지
  
이 책의 저자들은 미국이 세계 최대의 양귀비 재배국이며 헤로인 생산국인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석유는 물론 마약까지 전세계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 산업을 독점하기 위해 무력사용도 주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정부가 선포한 마약과의 전쟁은 엉클 샘의 손바닥 위에서 재롱을 떠는 '톰과 제리'의 게임처럼 좇고 좇기는 희극에 불과하다"고 묘사한 마르셀로 꼴루시와 라몬 마르띠네스는 이 책의 집필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콜롬비아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과 미국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콜롬비아 계획(Plan Colombia)발표 이후 콜롬비아 내 마약 생산이 급증하고 있는 것에 우선 주목했다.
  
우리는 콜롬비아 현지와 중미 각국의 마약재배와 생산, 운반경로 등을 조사하면서 마약밀매는 거대한 자본과 정치세력, 군경이 조직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우리는 이와 함께 언론들 또한 이 부분을 다루는 것을 터부시하면서 현지 실상을 엉뚱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따라서 우리는 제국주의의 거대한 힘이 이 마약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시각에서 취재를 하게 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현장 취재를 해보니 현재 중남미 마약밀매를 주도 하고 있는 건 콜롬비아 마약왕이나 멕시코 마약왕이 아닌 거대한 제국 미국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이들 개인적인 마약조직들은 그야말로 피라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더욱이 중남미에서 통용되고 있는 마약의 규모로 볼 때 이 사업에서 생긴 천문학적인 자금의 관리와 세탁은 정부 차원에서 미국 은행들의 도움이 없다면 개인은 도저히 처리할 수가 없을 정도라는 것도 미국 정부 개입을 증명하고 있었다.
  
우리가 현장에서 확인한 건 마약사업에 손을 대고 있는 조직들의 수명이 아주 짧다 는 것이었다. 당나귀라고 불리는 운반책이나 이들을 호위해주는 저격수, 그리고 이들을 거느리고 있는 개인 조직의 두목들은 길게는 3년 짧게는 1년을 버티는 게 고작이었다.
  
이들 당나귀들은 아주 소량의 코카인을 몸에 숨기고 멕시코 등을 통해 미국으로 넘나들지만 금방 단속에 걸려들어 감옥에서 일생을 보내는 게 태반이었다. 또한 미국 현지에서 소매로 마약을 파는 조직들도 수명은 1년이 최대치일 정도였다.
  
또한 조직들간의 영역과 세력다툼 역시 이들의 수명을 단축하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이들 단체들은 더 많은 물량과 판매처 확보를 위해 총격전을 예사로 벌이기도 하고 청부살인도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마약밀매 조직원들이나 그 보스들의 생활은 황금 보석으로 몸을 치장하고 왕처럼 호화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했다. 콜롬비아 현지에서 마약 밀매업에 손을 댄 사람들은 대다수가 가난에 쪼들려 도저히 다른 탈출구가 없는 불쌍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불안한 생활을 2~3년 영위하다 감옥으로 가거나 마약단속 기관에 걸려 사살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들의 모습은 미국 정부의 마약단속기관인 DEA 홍보자료에서 아주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한마디로 중남미 지역의 마약밀매업자들은 푼돈 몇 달러를 벌기 위해 사실상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최악의 선택을 하고 불나방처럼 무모하게 뛰어든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개인적인 마약밀매는 생명을 건 '죽음의 사업'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수백 톤에 달하는 대량의 마약이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다. 이는 막강한 배경을 가진 정치세력과 군경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중남미에서는 매년 수백 톤에 달하는 코카인이 생산된다. 최고의 소비국은 두말할 것도 없이 미국이다. 그런데 이런 거대한 물량을 개인조직들이 운반을 한다는 것은 앞서 언급을 했듯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인간 당나귀들은 일인당 많아야 1kg 미만의 물량을 겨우 운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 상황이 이런데도 콜롬비아 내 농부들은 매년 전통적인 옥수수 농사나 유까 재배를 포기하고 코카나무 재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통적인 농사보다 코카 농사가 훨씬 더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고 있어서다. 미국과 콜롬비아 정부의 엄격한 감시(?)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서 매년 코카인 생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하고 있다는 얘기다.
  
어쨌든 우리는 거대한 미국 자본이 콜롬비아 전역에 투입되어 이 사업은 성업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대규모 마약밀매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야만적이고 더러운 사업인 마약밀매에 손을 대느냐하는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지난 냉전시절부터 자신들의 뒷마당이라는 중남미 지배를 위해 비자금 마련에 노심초사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해답이 나온다.
  
미국은 당시 파나마에 군사학교를 설치해 중남미출신 엘리트 장교들을 교육시켜 이들이 각국 군부 내 실권자가 되도록 지원했고, 이들이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콘도르작전을 통해 반체제인사들 인간사냥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현지 정치인들과 언론을 매수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자금이 필요했고 그 해결점을 마약거래에서 아주 쉽게 찾은 것이다.
  
결국 우리는 현장 취재를 통해 중남미전역과 전세계 패권주도를 위해 미국은 수단 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프레시안뉴스 김영길/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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