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혐의로 기소된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연방검찰을 또다시 강하게 비난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연방 상·하원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나는 비열하고 거짓된 공격의 피해자"라면서 "나를 대통령직에서 몰아내려는 음모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이어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키려는 음모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런 시도에 침묵할 수 없고 침묵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테메르 대통령은 이달 초 변호인단을 통해 연방하원에 보낸 기소 반박문에서 자신을 부패혐의로 두 차례 기소한 호드리구 자노 전 연방검찰총장을 '부도덕하고 버릇없는 총잡이'로 부르며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어 자신에 대한 기소를 쿠데타 시도라고 주장하면서 "정치를 범죄시하는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자노 전 총장은 지난 6월 말 테메르 대통령을 부패혐의로 기소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세계 최대 육류 수출업체 JBS로부터 뇌물 15만2천 달러(약 1억7천만 원)를 챙겼고, 이후 9개월간 1천150만 달러를 더 받으려고 조율한 혐의를 받았다.
연방하원은 8월 초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재판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안건을 전체 회의 표결에 부쳐 찬성 227표, 반대 263표로 부결시켰다.
그러나 자노 전 총장은 퇴임을 앞둔 지난달 14일 테메르 대통령과 우파 집권여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고위인사들에게 사법방해와 범죄단체 구성 등 혐의를 적용해 연방대법원에 기소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0∼21일 11인 대법관 전원회의를 열어 테메르 대통령 기소를 찬성 10표, 반대 1표로 인정하고 이를 연방하원으로 넘겼고, 호드리구 마이아 연방하원의장은 10월 23일에 표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재판이 이뤄지려면 연방하원 전체 회의 표결에서 재적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인 342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연방하원의 동의로 재판이 시작되면 테메르 대통령은 180일간 직무가 정지되고 피고인 신분이 된다.
그러나 정치권은 이번에도 하원 전체 회의 표결을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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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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