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흉악해지는 멕시코 열차 강도…소총 위협에 총격전 빈발
송고시간 | 2017/10/24 06:00
푸에블라 등 중부서 기승…석유절도범 엄중단속에 열차강도로 눈 돌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중부 지역에서 열차 강도가 갈수록 흉악해지고 있다고 일간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 최대 열차운송업체인 페로멕스에 따르면 중부 푸에블라 주와 인근 베라크루스 주에서 운행되는 하루 35편의 열차 중 상당수가 강도를 당하고 있다.
페로멕스 관계자는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흐름이 끊기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강도들이 이제는 회사 직원들을 위협하기 위해 공격용 소총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서 열차에 실린 전자제품, 곡물, 시멘트 등의 화물이 운송 도중 도난당하는 일이 흔하지만, 지금처럼 인명을 위협할 정도로 흉악한 수준은 아니었다.
과거에는 도둑들이 선로에 나무나 돌을 쌓아 열차를 정차시킨 뒤 화물 경비원보다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물건을 훔쳐가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정부가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석유를 도둑질하는 행위를 엄중히 단속하자 기름 절도범들이 열차 강도로 눈을 돌리면서 더욱 폭력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열차 강도가 흉악해지면서 인명 피해도 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열차 강도들이 경찰과 교전을 벌여 2명이 사망했다. 지난 22일에는 두 무리의 열차 강도가 경찰을 향해 먼저 발포, 경찰이 대응 사격하면서 강도 1명이 숨지고 1명은 체포됐다.
이와 관련, 푸에블라 주 정부는 최근 몇 달간 열차운송 회사인 페로멕스에 열차 강도를 예방하기 위한 조처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회사 측이 이를 무시해 강도 사건이 늘고 있다고 비난했다.
페로멕스가 열차 강도 사건이 발생한 지 평균 6시간 후에 보고하므로 당국이 신속히 적절한 대책을 취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또 페로멕스는 열차 강도 사건이 발생하는 데도 형사 고발을 하지 않고 열차 강도 사건이 빈발하는 푸에블라 주를 지나는 열차의 운송 시각과 화물 정보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어 주 정부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심지어 노조에 가입한 기술자들이 교대 근무 시간이 끝나면 열차를 철로에 세워 놓은 채 퇴근해 버리는 바람에 강도에게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주 정부의 설명이다.
헤수스 모랄레스 로드리게스는 푸에블라 치안장관은 "페로멕스가 열차 강도를 막기 위한 권고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데다 정보조차 숨기고 있어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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