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온두라스 대선…위헌논란 속 현 대통령 재선 유력
송고시간 | 2017/11/27 01:43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중미 온두라스에서 치러진 대선에서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49) 현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시된다.
엘 에랄도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당 후보로 연임 도전에 나선 에르난데스는 여론조사 발표 금지 이전에 공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30.7∼48.2%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9명의 대선 후보 중 선두를 유지했다.
에르난데스는 좌파 자유재건당과 중도 좌파 성향의 통일혁신당이 뭉친 독재반대 야당연합 후보인 살바도르 나스랄라와 야당연합에 참여하지 않은 중도 우파 자유당의 루이스 셀라야 후보와 경합을 벌여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온두라스 헌법은 대통령 재선을 금지하고 있지만, 선관위가 2015년 대법원의 대통령 재선 금지 헌법 조항 위헌 결정 등을 근거로 전ㆍ현직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를 허용하자 에르난데스는 재도전에 나섰다.
라파엘 카예하스 전 대통령은 당시 재선을 금지하는 헌법 규정이 자신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위헌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카예하스 전 대통령은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미국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야권은 현 정권에 친화적인 인사들로 구성된 대법원이 에르난데스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면서 대법원이 헌법보다 우위에 설 수 없는 만큼 헌법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에르난데스는 치안 확보 등 자신의 정책과제를 완수하려면 재선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하며 출마를 강행했다.
친미성향의 에르난데스는 첫 임기 동안 재정적자를 줄이고 마약범죄 조직 우두머리를 미국으로 인도하는 등 세계 최악의 살인율을 줄이기 위해 범죄조직과의 전쟁을 벌였다.
온두라스 국립자치대학교는 2011년 인구 10만 명당 91.6명에 달하는 세계 최고의 살인율을 기록했지만 최근 59명으로 줄었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야권은 에르난데스가 60%가 넘는 빈곤율을 낮추는 데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으며 집권여당은 자신의 권력 강화에만 치중해왔다고 주장했다.
에르난데스는 대선 공약으로 고부가가치 신산업 창출 및 신규시장 개척을 위한 성장 중심 혁신 추진, 중소기업 금융지원 강화, 정부 투명성 강화, 민생치안 및 남미산 마약 경유 단속을 위한 국방 강화 등 7대 국정운영 계획을 제시했다.
뉴욕대를 졸업한 에르난데스는 변호사이자 육군 장교 출신으로 1997년 의회에 진출한 뒤 국회의장 등을 역임했다.
640만 명의 유권자는 대통령과 함께 임기 4년의 국회의원 128명과 298개 도시의 시장도 선출한다. 현재 온두라스 의회는 여소야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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