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대선 개표부정 항의시위 격화…도로 마비·항공편 결항
송고시간 | 2017/12/21 07:59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온두라스 야권이 대선 개표부정에 항의하는 시위의 강도를 높이면서 혼란이 심화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독재반대 야당 연합은 지지자들에게 수도 테구시갈파에 있는 군사령부 앞에서 살인 진압을 규탄하는 시위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테구시갈파는 물론 수도와 인근 도시를 잇는 주요 도로는 시위대가 장애물로 설치한 타이어에 불을 붙이는 바람에 마비됐다.
특히 테구시갈파와 제2 도시인 산 페드로 술라 시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가 막히면서 차량 흐름이 끊겼다.
이 때문에 산 페드로 술라 시에 있는 공항에서는 일부 직원들이 출근하지 못하는 바람에 일부 항공편이 결항하기도 했다.
야권은 20일에 미 대사관 앞까지 행진하는 평화 시위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미국이 친미 성향의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을 암묵적으로 두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은 21일에도 전국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온두라스에서는 지난달 26일 치러진 대선 이후 개표부정에 항의하는 시위 속에 최소 24명이 사망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개표 초반 5% 안팎 표차로 앞섰던 독재반대 야당연합 후보인 살바도르 나스라야는 개표 막판에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역전하자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불복을 선언하고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7일 우파 여당인 국민당 후보로 나선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나스라야 후보를 1.5%포인트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고 공식 확정했다.
미주기구(OAS)는 선거 절차가 민주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등 불법적으로 진행됐다고 규정하며 재선거 시행을 권고했지만, 미국은 선거 결과를 변경할 수 있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며 사실상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했다.
우파 정권이 들어선 멕시코와 과테말라, 콜롬비아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재선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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