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후지모리 페루 전 대통령 다시 반인권 범죄 법정 선다
송고시간 | 2018/02/20 08:33
형사법원 "1992년 농부 6명 학살 사건은 사면 대상 아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복역 중 사면으로 풀려난 알베르토 후지모리(79) 페루 전 대통령이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고 AFP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루 형사법원은 이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1992년 6명의 농부가 살해당한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최근 사면을 받았지만 농부 집단 피살 사건에 대해서는 면책이 부여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반인권 범죄 등으로 선고받은 25년형을 사면받았지만, 농부 집단 학살 사건은 25년형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은 농부 집단 학살 사건의 배후로 후지모리 전 대통령과 함께 22명의 민병대원을 기소했다.
앞서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은 성탄일 전날인 지난해 12월 24일 인도적인 이유를 들어 반(反)인권, 부패 범죄 등으로 복역 중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사면했다.
1990∼2000년 재임 시절 자행한 학살과 납치, 횡령 등으로 2009년 25년형을 선고받고 12년째 수감생활을 해온 후지모리는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박동에 이상이 생겨 리마의 한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사면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쿠친스키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탄핵을 모면하려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아들인 켄지 의원과 후지모리의 사면 뒷거래를 했다는 비판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일부 인사의 증언이 나왔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면 이후 일부 장관이 잇따라 사임하고 거리에서는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권에 의해 피살된 희생자 유족들은 코스타리카에 있는 미주 인권재판소에 후지모리 사면을 취소해달라며 항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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