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4개국, '식품안정기금' 1억달러 조성키로 (4.24)
관리자 | 2008-04-29 | 조회수 : 1187
베네수엘라, 쿠바, 볼리비아, 니카라과 등 중남미 4개국은 23일 1억달러 규모의 '식품안정기금'을 조성하여 역내 빈곤국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식료품 가격 폭등에 대처하기로 합의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중심으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카를로스 라헤 쿠바 부통령 등 좌파 4개국 지도자들은 이날 카라카스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식품안정기금 조성과 함께 농업개발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4개국 지도자들은 그러나 기금의 조성과 운영 방안, 농업개발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차베스 대통령은 "최근의 식량 위기는 자본주의 모델의 역사적 실패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규정하고 유통 네트워크를 정비하여 중간상과 투기꾼으로부터 농락당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우유, 설탕, 소고기 등 기본 식료품의 품귀현상이 사회적 불안요인이 되기도 했는데 차베스 대통령은 악덕업자들이 사재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정부 당국의 무리한 가격 통제에 따라 이윤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생산업자들이 생산을 기피하는 데 원인이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차베스 대통령은 6년 전 농업개혁 정책을 발표했으나 아직까지 기대했던 성과가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국내 수요 식품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쿠바의 경우에도 상당량의 식료품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쿠바 당국의 올해 식료품 수입액은 1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 이는 전년도에 비교해 20%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볼리비아에서는 옥수수, 쌀, 밀, 콩 등 작물의 증산을 유도하기 위해 생산업자들에게 무이자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고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밝혔다.
최근 들어 연료가격 앙등, 예측이 어려운 기후 그리고 인도와 중국의 수요 증가 등의 이유로 지구촌에서 식량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카리브해의 아이티, 아프리카의 카메룬 그리고 아시아의 인도네시아에서는 폭동과 약탈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식량 증산에도 불구하고 식료품 가격 앙등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식료품 부족 사태를 '조용한 쓰나미'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카라카스 AP=연합뉴스)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