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육류 사재기 현상도 등장
아르헨티나 농민들이 정부의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 조치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데 항의해 파업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농업단체들은 정부와 벌여온 수출세 인상 조치 철회 협상이 답보 상태를 계속하자 다음달 초 파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중소 농축산업자를 대표해 협상에 나선 알프레도 데 안젤리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협상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정부와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다음달 2일부터 파업과 함께 가두행진, 도로봉쇄 등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르헨티나 내 4개 농업단체와 농민들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국내 인플레 억제를 내세워 농축산물 수출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11일 수출세 인상 조치를 발표하자 13일부터 이달 2일까지 21일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 파업으로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주식인 쇠고기 공급이 중단되고 곡물 및 야채 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큰 불편을 초래했으며, 아르헨티나 국내총생산(GDP)의 0.5%에 해당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 부문 파업 재개 가능성에 대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콩과 옥수수, 밀 등 곡물에 대한 수출세 인상 조치가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강경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농업단체와 농민들은 지난 2일 파업 중단 결정이 정부에 대해 수출세 인상 조치 철회를 관철하기 위한 '1개월 휴전'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예정대로 파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농업 부문의 파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비롯한 대도시 슈퍼마켓 등에는 이날 곡물과 육류를 구입하려는 사재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헨티나 곡물시장 관계자는 "농업 부문 파업이 보름 안에 재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생필품을 미리 구입하려는 주민들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판매상들이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리면서 판매량을 제한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