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폼페이오, 베네수엘라 미주기구 회원자격 중지 촉구
관리자 | 2018-06-07 | 조회수 : 1595
펜스·폼페이오, 베네수엘라 미주기구 회원자격 중지 촉구
송고시간 | 2018/06/05 15:47
"위대했던 베네수엘라, 지금은 실패한 국가"…OAS회원국에 제재강화 주문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미주기구(OAS)에서 축출할 기세다.
미국에 적대적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달 재집권한 베네수엘라를 OAS 회원으로 인정할 수 없으니, OAS 회원국들의 투표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발언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OAS 제48차 연례총회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으로부터 잇따라 나왔다.
미국은 지난달 20일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임기 6년의 재선에 성공하자 이를 "엉터리 선거"로 규정하고 베네수엘라에 대한 금융제재를 확장했다. 이후 양국은 자국에 주재하는 상대국 외교관을 서로 추방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마두로 정권"이 "민주주의를 짓밟고 민생 붕괴로 수백만 국민을 난민으로 만들었다"며 OAS 회원 자격 박탈을 요구했다.
그는 "회원 자격 정지는 말을 행동에 옮기는 OAS의 의지를 보여주면서 마두로 정권에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회원국들이 금융제재와 외교적 고립책으로 마두로 정권에 더 강한압박을 가해주길 촉구한다"며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와 민생이 복원될 때까지 이것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열린 OAS회원국 만찬에 앞서 배포한 연설문에서 "마두로 정권은 자유롭고 부유한 나라를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독재 국가의 하나로 전락시켰다"면서 "한때 위대했던 베네수엘라는 지금 실패한 국가가 됐다"고 성토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심각한 경기침체, 살인적 물가상승, 식량부족으로 인접국을 향한 국민 대탈출이 빚어지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미 2017년 OAS가 내정에 "불법적이고 침략적으로" 간섭한다며 탈퇴를 선언했다. OAS에서 회원국의 탈퇴에는 2년이 소요된다.
마두로 대통령도 이날 국영TV에 출연해 미국 정부를 정면으로 맞받았다.
마두로 대통령은 "우리는 OAS를 비난한다. OAS를 떠날 것이다. 우리의 탈퇴요구가 발효되려면 24개월 가운데 (앞으로) 1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탈퇴하는 날 파티를 벌이고 공휴일로 만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베네수엘라의 자진 탈퇴에 앞서 미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베네수엘라를 축출시키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미 워싱턴에 본부가 있는 OAS는 1948년 4월 보고타에서 채택된 미주기구 헌장에 바탕을 둔 아메리카 대륙 28개국의 지역적 협력 조직이다.
베네수엘라가 OAS를 탈퇴하면 미주 대륙에서 OAS 미가입 국가는 1962년 OAS에서 퇴출당한 쿠바와 함께 2개국으로 늘어난다.
한편, 펜스 부통령은 이달 말 브라질과 에콰도르를 방문한다고 로이터통신이 부통령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두 나라는 베네수엘라 난민이 몰려들고 있는 곳이다. 미국 주도로 반(反) 베네수엘라 연대를 형성하기 위한 공조 강화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quintet@yna.co.kr
2018/06/05 15:4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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