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미국산 철강·돼지고기·치즈 등에 최고 25% 보복 관세

송고시간 | 2018/06/06 03:16


트럼프 대통령·공화당 지지층 지역 겨냥…무역갈등 우려로 페소 가치 급락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가 미국산 수입 제품에 최고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멕시코 경제부는 5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미국산 수입 품목별 관세 부과율을 발표했다. 수입 관세는 6일부터 적용된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철강에는 25%, 돼지고기 다리·어깨 부위, 사과, 감자에는 20%, 치즈와 버번위스키에는 20∼25%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멕시코의 보복 관세 부과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 지지층이 많은 지역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령, 멕시코로 수출하는 돼지고기를 주로 생산하는 미 아이오와 주의 경우 현재 공화당 의원이 현직으로 있지만 멕시코의 보복 관세 부과 여파로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재선 레이스에서 불리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는 별도로 미국 외의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돼지고기 수입에 대한 무관세 할당량을 공개했다. 

앞서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지난 3월 러시아, 중국, 인도 등 다른 국가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지만, 유럽연합(EU) 등 일부 동맹국에는 고율 관세 부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미국 정부는 지난 1일 0시를 기해 EU, 캐나다, 멕시코에서 생산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멕시코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상응하는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즉각 밝히며 맞불을 놨다. 전날에는 EU, 캐나다에 이어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조치를 제소했다. 

멕시코와 미국 간 무역갈등 고조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개정 협상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당 페소 환율은 이날 오전 한때 2017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인 20.38페소로 하락했다. 

미국이 나프타를 양자 협정으로 전환하려는 방침도 페소 가치 하락을 부추겼다. 현재 나프타에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3개국이 참여하고 있는데, 미국-멕시코, 미국-캐나다 간 양자 협정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복안이다. 

penpia21@yna.co.kr

2018/06/06 03:1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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