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A 정상회의, 모랄레스 지지성명 채택
볼리비아 정치권에서 다음달 4일 실시되는 개헌안 국민투표와 지방정부 자치권 확대 주민투표를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야권과의 대화 노력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브라질 언론은 전날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미주(美洲)를 위한 볼리바르 대안'(ALBA) 정상회의에서 볼리비아 정국혼란과 관련해 차베스 대통령의 지지 입장을 확인한 뒤 모랄레스 대통령이 그동안 진행해온 야권과의 대화 시도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정상회의에는 차베스 대통령과 모랄레스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카를로스 라헤 쿠바 국가평의회 부의장이 참석했다.
ALBA 정상회의는 성명에서 "볼리비아 야권의 분열주의적 행동을 거부한다"며 모랄레스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모랄레스 대통령은 다음달 4일 동부 산타크루스 주에서 실시될 예정인 주민투표의 연기 또는 철회를 위한 대화 시도 중단을 시사했다.
이는 지난 수주 간 미주기구(OAS), 유럽연합(EU), 안데스공동체(CAN) 등 국제기구와 브라질.아르헨티나.콜롬비아 등 인접국, 볼리비아 가톨릭계가 나선 가운데 진행돼온 대화중재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브라질 언론은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70% 이상이 자치권 확대에 찬성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산타크루스 주 외에 베니, 판도, 타리하 주에서도 6월 중 주민투표 실시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치권 확대안이 통과될 경우 볼리비아 전체 9개 주(州)가 친-반 모랄레스 진영으로 분열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한편 OAS 중재단을 이끌고 볼리비아를 방문한 단테 카푸토 OAS 정치문제 담당 국장은 "볼리비아 여야간에 대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국민투표와 주민투표가 동시에 실시될 경우 현재의 정국혼란이 폭력사태로 확산도리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바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