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남미지역 유일의 수교국인 파라과이와 외교관계를 지속하기 바란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EFE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외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난 20일 파라과이 대선에서 좌파후보인 페르난도 루고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사실로 인해 "양국관계가 단절되는 등의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만 외무부는 이어 남미지역의 유일한 수교국인 파라과이와의 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하고, 중국을 거론하지는 않은 채 "다른 국가가 대만-파라과이 관계에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루고 당선인은 지난 22일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파라과이 대외정책의 변화를 위해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파라과이가 세계 4위 콩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향후 중국에 대한 수출 확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만 외무부는 파라과이 대선이 루고 당선인의 승리로 끝나자 양국관계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루고 당선인이 중국과의 수교 가능성을 내비치자 대(對) 남미 외교의 교두보를 상실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발표한 별도의 성명에서도 "파라과이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양국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며, 루고 당선인과 곧 대화를 가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947년부터 61년간 파라과이 국정을 독점해온 우파의 콜로라도당 정부는 그동안 중국을 외면한 채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해 왔다.
중국 정부는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와는 수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어 루고 당선인이 8월 중순 취임 이후 중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에 나설 경우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대만은 현재 세계 24개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으며, 파라과이에 대해서는 그동안 상당한 규모의 재정지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