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불법이민자 추방 계획 이후 아이티인 브라질행 급증세
송고시간 | 2018/07/02 04:32
칠레-볼리비아-브라질 이동 과정에 국제 밀입국 조직 개입 의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칠레 정부가 불법 이민자 추방 계획을 밝힌 이후 브라질로 가려는 아이티인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최근 칠레를 떠나온 아이티인 300여 명이 브라질 중서부 마투 그로수 두 술 주(州) 코룸바 시에 몰려들어 도로에서 노숙생활을 하거나 구호시설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코룸바 시는 브라질-볼리비아 국경에서 가까운 곳으로, 아이티인들이 임시거처로 이용하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아이티인들을 돌보는 가톨릭 단체는 "하루평균 15명의 아이티인이 국경을 넘어 코룸바 시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브라질 당국에 난민 신청을 한 아이티인은 827명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6월 22일까지만 718명이 난민 신청을 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늘었다.
가톨릭 단체 관계자는 "아이티인들이 칠레를 떠나 볼리비아를 거쳐 브라질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국제적 밀입국 조직인 코요테가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주로 중미 카리브 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코요테(coyote)'는 돈을 받고 브라질 이주를 알선하는 밀입국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칠레 정부는 올해 말까지 불법 이민자 2천여 명을 추방하겠다는 계획을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이 계획은 우선 범죄 전력이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시행되며,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이민자 합법화 절차를 따르지 않은 이들도 전원 추방 대상이 된다.
칠레 정부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개방적인 이민 정책을 시행했으나 이번 조치를 계기로 강경한 이민 정책으로 선회했음을 보여준다.
올해 4월을 기준으로 칠레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00만 명 이상이며 이 중 30만 명은 불법 체류자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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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2 04:3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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