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 교체 이후 對정부 협상 기대
정부의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 조치에 맞서고 있는 아르헨티나 농업단체와 농민들이 경제장관 교체 이후 대(對) 정부 협상 여지를 두기 위해 다음달 2일로 예정된 파업 재개 일정을 연기할 뜻을 나타냈다고 EFE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농업협회의 에두아르도 부지 회장은 이날 현지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최근 수출세 인상을 주도한 경제장관을 교체함에 따라 협상을 위한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파업 재개 시점을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4개 농업단체와 농민들은 지난달 11일 정부가 국내 인플레 억제를 이유로 농축산물 수출을 줄이기 위해 수출세 인상 조치를 발표하자 13일부터 이달 2일까지 21일간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이 파업으로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주식인 쇠고기와 야채, 과일 등의 공급이 중단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으며, '1개월 휴전' 선언과 함께 파업은 일시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농민단체와 농민들은 이후 벌어진 협상에서 정부가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며 다음달 2일부터 파업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25일 인플레 위기 심화 및 파업 중단 이후 농업 부문과의 협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마르틴 로우스테아우 경제장관을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의 신임이 두터운 카를로스 페르난데스로 교체했다.
36세의 나이에 경제장관을 맡아 화제를 모은 로우스테아우 전 장관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신임 아래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 조치를 주도했으나 취임 5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낙마했다.
농업단체와 농민들은 경제장관 교체로 정부와의 협상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