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쿠바 의사 철수 발표에 '공공의료 시스템 위기' 논란
관리자 | 2018-11-16 | 조회수 : 1127
브라질, 쿠바 의사 철수 발표에 '공공의료 시스템 위기' 논란
송고시간 | 2018/11/16 02:29
지방도시 반발…보우소나루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 중단되지 않을것"
의료 전문가들 "보우소나루 정부 사회정책에 첫 도전 될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 관계 중단 위협에 반발한 쿠바가 브라질에 파견한 자국 의사들을 철수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의료진 부족 문제 해결과 빈곤 지역 의료 서비스 확충을 위해 시행되는 '더 많은 의사들'(Mais Medicos) 프로그램이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스웨덴 등 유럽 의료 선진국의 보건 정책을 본뜬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은 좌파 노동자당(PT)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정부 때인 2013년부터 시작됐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현재 브라질에서 활동하는 외국 의사는 1만6천400여 명이며, 이 가운데 쿠바 출신은 8천300여 명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쿠바 의사 철수 소식이 알려지자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는 지방 정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일부 지방 도시의 시장은 "쿠바 의사들이 떠나면 우리 시에는 의사가 단 1명밖에 남지 않는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의료 분야 전문가들은 의사 부족 사태가 보우소나루 정부 사회정책에 대한 첫 번째 도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쿠바 의사들이 빠져나가면 브라질이나 다른 나라 의사들로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브라질에서 연간 2만 명의 의사들이 배출되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의사 수를 늘려 의료 서비스를 확충하겠다"고 덧붙였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이달 초 브라질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쿠바 당국이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단교 가능성을 시사했다.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쿠바 의사들이 월급을 25%만 받고 자녀들과 같이 사는 것도 금지된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행동하는 국가와 외교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의사들에게 월급을 직접 주지 않고 쿠바 정부에 전달하며, 쿠바 정부는 일정액을 제외하고 월급을 지급한다.
이에 대해 쿠바 보건부는 전날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경멸적이며 위협적인 발언에 대한 대응으로 자국 의사들을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불행한 현실을 고려해 우리는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 참여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우리 의사들의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고 프로그램의 영속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브라질과 쿠바는 1906년에 외교 관계를 맺었다. 1964년에 브라질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후 단교했다가 1986년에 관계를 복원했다.
fidelis21c@yna.co.kr
2018/11/16 02:2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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