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히스패닉인구 급증, 정치적 영향력도 증가 (5.1)
관리자 | 2008-05-07 | 조회수 : 1285
미국 전체 인구에서 히스패닉(중남미출신)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넘어서며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인구통계조사국(USCB)는 1일 '2007년 소수민족 인구통계'를 발표하면서 2007년 미국내 히스패닉 인구가 전년도보다 140만명 증가한 455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미국 전체인구는 3억0114만명으로 히스패닉계는 15.1%를 점했다. 같은 기간 흑인 인구는 54만명 증가, 4070만명이 됐다.
USCB 관계자는 "히스패닉이 미국에서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규모 면에서 흑인을 추월했던 히스패닉은 이제 미국내 최대 소수민족으로 자리잡았다. 스페인어가 제2 언어가 된지는 오래이다. 증가 속도도 흑인보다 3배 가까이 빨라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1990년 당시 미국 전체 인구에서 히스패닉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9%에 불과했으나 이후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플로리다 등 미국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남미출신 이민자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히스패닉 인구는 급증세이다. 중남미권의 정치,경제상황이 불안할수록 "엘노트르(북으로)" 는 증가한다.
2000년 인구조사에서 12.5%로 불어난 히스패닉 인구는 2006년에는 14.8%를 기록했다. 흑인인구도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으나 7년전이었던 2000년보다 1.2%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2.6% 증가한 히스패닉인구에 비해 한참 처지는 속도다.
인구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2030년도에는 미국인 5명 중 1명이 히스패닉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히스패닉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 또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이민법' 개정에도 중남미출신 이민자협회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법개정을 통해 미국내 1200만명으로 추산되는 불법이민자들이 합법적 지위를 얻게됐다.
이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히스패닉 이민자들은 막강한 정치적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버락 오바마는 백인남성과 흑인들의 지지를 받고 힐러리 클린턴은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듯 지난 2월까지 오마바가 파죽의 11연승을 달리면서 힐러리를 수세로 몰아갈 때 힐러리가 반격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것도 히스패닉 유권자들이다. 히스패닉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 경선에서 힐러리는 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압승을 거두며 부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최근 오바마의 담임목사인 제레미야 라이트의 “빌어먹을 미국” 발언으로 민주당 경선 내 인종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오바마의 지지율에 비상이 걸렸다. 히스패닉 표가 힐러리로 쏠리면서 그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열세인 힐러리 클린턴이 쉽사리 경선을 포기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미국내에서 히스패닉 파워는 이들의 인구증가추세와 비례해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