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관 사수하라'…멕시코 석유절도 막으려 軍4천명·헬기 투입
송고시간 | 2019-01-12 07:21
로페스 오브라도르 "국민 모두 함께 해결해야"…연료부족에 경제손실 우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정부가 국가 경제를 좀먹는 석유 절도를 근절하기 위해 송유관 경비에 군인 4천명과 헬리콥터를 투입했다.
11일(현지시간) 밀레니오 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대통령은 이날 송유관 절도를 막기 위해 군인 4천명과 헬리콥터 배치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러 대의 헬기가 주요 송유관 상공을 선회하며 석유 절도 갱단이 매설된 송유관에 불법적으로 구멍을 뚫는지 살펴보고 있다.
군인들도 주요 송유관 주변과 저유소나 유통센터 등지에 배치돼 휘발유와 경유가 몰래 빼돌려지는지를 감시하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께 석유 절도 행위가 급증하자 최근 주요 송유관의 가동을 중단시키고 구멍 보수 작업 등을 벌여왔다. 대신 정유공장과 유통센터에서 직접 유조차로 일선 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멕시코시티를 비롯한 중서부 일대에서는 제때 충분한 석유를 공급받지 못한 일부 주유소가 문을 닫은 가운데 운전자들이 휘발유와 경유를 넣으려고 영업 중인 주유소마다 오랜 시간 긴 줄을 서면서 불편을 겪고 있다.
일부 경찰은 긴급한 출동상황이 아닌 이상 일상적인 치안 업무에 차 대신 자전거를 활용하기도 한다.
대다수 멕시코인은 석유 절도를 근절하기 위한 암로의 정책에 지지를 보내며 불편을 감수하고 있지만 갈수록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암로는 "우리는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멕시코인을 위해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암로가 '석유 절도와의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천명한 가운데 석유 공급 부족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재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멕시코 경영자연맹은 석유 부족으로 상품과 인력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6천만 달러(약 67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며 비상조치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국영 석유 기업 페멕스가 운영하는 송유관에 구멍을 내거나 내부 직원의 공모 아래 정유소와 유통센터 저유소에서 몰래 빼돌려지는 석유 규모는 연간 30억 달러(약 3조3천5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penpia21@yna.co.kr
2019/01/12 07:2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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