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외교장관 "철광석·대두 수출 위해 영혼 팔지 않을 것"
송고시간 | 2019-03-13 04:21
中 겨냥한 발언 해석…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장관이 중국을 강하게 견제하는 발언을 해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아라우주 장관은 전날 브라질의 외교관 양성기관인 히우브랑쿠 연구소에서 한 강연을 통해 철광석과 대두를 수출하기 위해 영혼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브라질산 철광석·대두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을 명백하게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라우주 장관은 "우리는 철광석과 대두를 보다 많이 수출하기를 바라지만, 이 때문에 우리의 영혼을 팔지 않을 것이며 이는 분명한 원칙"이라면서 "브라질은 단지 통상 문제에만 외교를 국한하지 않을 것이며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이 지난 수년간 미국 대신에 중남미와 유럽, 브릭스(BRICS)와 가까워지려는 외교 노선을 추구한 것을 '잘못된 선택'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들은 브라질의 발전을 위해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파트너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국과의 협력이 브라질에 이익이 되는지 의문이라면서 "중국은 브라질의 중요한 통상 파트너가 됐으나, 우연히든 아니든, 이때 브라질은 침체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아라우주 장관의 발언은 브라질-중국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 속에 나왔다.
지난해 대선 당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선후보는 "중국이 브라질을 사들이고 있다"며 중국의 투자 진출에 제동을 걸겠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중국 정부는 "보우소나루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식을 따르지 않기를 바라며 중국과 관계가 악화하면 브라질 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다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월 초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양국의 경제 성장과 세계 평화를 위해 실용주의적 협력을 확대하기 바란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8일 브라질 주재 신임 중국 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는 자리에서 "브라질-중국 관계는 확실하게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중국 방문 의사를 확인했다.
앞서 양국 정부는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해 설치한 고위급위원회를 3년 만에 재가동하기로 했으며, 오는 6월 중국 베이징에서 고위급위원회를 열어 다양한 분야의 전략적 협력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 2009년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 아랍권을 제치고 브라질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 떠올랐다. 지난해 브라질은 중국에 622억 달러를 수출했고 347억 달러를 수입해 275억 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2009년 이래 중국의 브라질에 대한 투자는 54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 자본에 의해 이뤄진 기업 인수·합병(M&A)만 56건, 448억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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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3 04:2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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